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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황당 해명' "반민특위 아니라 반문특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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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황당 해명' "반민특위 아니라 반문특위 비판"

정의당 "국민들이 '민'과 '문'도 구분 못하는 문맹이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일자 뒤늦게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반문재인)특위'를 반대한 것"이라고 해명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나 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자신이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음을 강조해 '친일 망언'이라는 비난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발언에 독립유공자-UN특별보좌관도 "망언"이라 비판

앞서 나 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와 15일 의원총회에서 "반민특위 활동이 국론 분열을 가져왔다"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의 제외한 여야 모두 나 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또 시민사회 뿐 아니라 임우철 독립유공자를 비롯해 독립운동가의 배우자.후손 40여 명이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경원 대표의 발언을 "친일비호 망언"으로 규정하고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비앙 살비올리 UN 진실·정의·배상 재발 방지 특별보고관도 지난 19일 제주에서 열린 한 국제심포지언에서 나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들이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발언을 막을 수는 없지만 국가가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됐다고 하는데 어떤 식의 분열이냐고 따져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경원, 페이스북에 임우철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 올려

그러자 나 대표는 23일 늦은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우철 지사외 2015년도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장문의 글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사님께서 여러 가지 상황과 이유로 연로하신 몸을 이끌고 여의도 국회를 찾으셨다. 바로 저 때문이었다. 저를 꾸중하셨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연로하신 독립운동가께서 직접 국회에 발걸음 하도록 한데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나 대표는 "절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며 "저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만행, 강제 식민지배, 명백한 범죄행위인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비판한다.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우리가 힘겹게 만든 이 나라의 정체성, 정통성이 오늘날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지금 문재인 정부는 역사공정의 공포정치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자유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했던 극렬 공산주의자들까지 독립운동가 서훈을 한다고 한다"라며 "독립운동의 위대한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저는 이와 같이 사실과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역사공정을 비판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 색출해서 전부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특위'를 반대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들이 '민'과 '문'도 구분 못하는 문맹인가"

이같은 해명에 "대관절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 따위 변명을 내놓느냐"는 비판이 즉각 제기됐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24일 서면 브리핑에서 나 대표 발언에 대해 "치졸한 궤변만 늘어놓았다"며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가 정정해 강변한 '반문특위'라는 발언 역시, '반민특위'를 비롯한 친일청산과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한 우리 민족의 열망과 노력을 왜곡한 것으로, 스스로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표현이 아닐 수 없다"며 "나경원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지금 말장난 할 때가 아니다. 분노한 역사와 민족 앞에 통렬히 반성하고 고개 숙여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나 대표의 해명에 대해 "국민들을 우습게 여겨도 정도가 있는 법"이라며 "국민들을 '민'과 '문'도 구분 못하는 문맹으로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국민 우롱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 원내대표는 예전 BBK파동 당시 '주어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BBK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라는 참신한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며 "물론 이런 핑계를 믿는 국민들은 없었고 BBK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이번 '반문특위' 역시 '주어가 없다'와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뭐라고 말을 해도 나경원 원내대표의 친일 행태는 지난 행적에서 뚜렷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 나경원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임우철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 ⓒ나경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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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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