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23일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긴급 출국 금지조치를 취해 출국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전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제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범죄 피의자로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거나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한 염려 또는 도망의 우려가 있을 때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특수강간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이 박근혜 정부 첫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이후인 2013년 불거진 이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이 지난 15일 김 전 차관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이려 했으나 그는 소환통보를 받고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불출석한 바 있다.
진상조사단은 강제 조사권이 없어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재수사 여부가 논의되면서 김 전 차관이 외국으로 도피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하면서 5년 만의 재수사 가능성도 논의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재수사 가능성과 관련, "조사보고서를 받아보고 그 안에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면 재수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 성접대를 받은 혐의 등으로 2013년 경찰 수사를 받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윤씨를 사기·경매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의 향응 수수 의혹은 관련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진술 이외의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듬해 이른바 '성접대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이 모씨가 김 전 차관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해 검찰이 2014년 재수사에 나섰지만 2015년 1월 동영상 속 인물이 누군지 특정할 수 없다며 다시 무혐의 처분했다.
진상조사단은 이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과정에 부당한 외압이 있었는지를 비롯해 김 전 차관의 성접대 및 특수강간 의혹 등 사건의 실체 전반을 놓고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법무부가 이날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 금지한 것은 그의 도주 우려가 드러났을 뿐 아니라 진상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및 특수강간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를 상당히 확보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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