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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양빈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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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양빈 긴급체포

4일 새벽에 자택에서, '북한-중국 정부 불화설' 확산

북한 신의주 특구 초대 행정장관에 내정된 양빈이 4일 새벽 5시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어유야(歐亞)그룹의 중국 선양 본사에서 북한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중국 당국에 긴급 체포됐다고 중국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의 출국 금지 및 체포는 탈세, 주식투기, 부동산 불법 개발에 혐의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에 임명된 양빈을 중국 정부가 외교관례상 이례적으로 체포한 대목과 관련, 북한과 중국 지도부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양빈, 체포되기 전날까지 큰 소리**

양빈은 그동안 탈세를 비롯해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체포설이 나돌았었다.

다급해진 양빈은 이에 지난 3일 중국 세무당국의 체납세금 독촉 통지서와 관련, "오는 12일 이전에 세금 1천만 위안(약16억원)을 납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빈 장관은 이날 체납세금과 관련해 "어우야실업의 토지 재산세로 액수는 1천여만위안"이라면서 "선양(瀋陽) 지방세무국이 당초 허란춘(荷蘭村) 테마공원 등이 완공되는 내년에 납부해도 된다고 승낙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양빈은 "그러나 나중에 선양 지방세무국과 또 다시 협의를 벌여 오는 12일 이전에 세금을 납부하기로 조정했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납기일 이전에 세금을 납부할 수 있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양빈은 그러나 "당초 오는 7일로 예정됐던 한국방문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혀, 그의 신변에 심상치 않은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중국정부, 며칠 전부터 양빈 24시간 감시**

이에 앞서 중국의 반관영신문인 중국신문(中國新聞)은 지난 2일 선양 지방세무국이 양빈 장관이 주석으로 있는 어우야실업과 관련 기업들에 대해 체납세금 납부를 요구하는 통지서를 발송했다고 보도했었다.

중국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미 중국 당국은 양빈의 4일 출국을 막기 위해 신의주로 가기 위한 길목인 중국 단둥시 관계 부서에 양씨의 출국을 저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으며, 출국을 담당하는 단둥시 국경부대 관계자들도 출국금지령이 내려졌다고 시인했었다.

이에 앞서 대만의 중앙통신은 지난 3일 "선양 공안들이 양씨가 회장으로 있는 어우야그룹 본사가 있는 허란춘(荷蘭村) 출구를 지키고 외부로 나가는 차량들을 검문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빈의 출국을 하루 앞두고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엄청나게 중대한 사태가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것 같다"는 중국 소식통들의 분석이 나오기 무섭게 4일 새벽 양빈에 대한 체포가 단행된 것이다.

***북한-중국 불화설 급확산**

양빈이 중국 당국에 체포되면서 신의주 특구 구상과 양빈에 대한 신뢰도는 결정적으로 땅에 떨어졌다.

양빈은 지난달말 신의주 특구행정장관으로 북한당국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는 했지만 정식 취임은 10월말에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밝힐 정도로 아직 장관으로서의 지위와 권한도 확고하게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 특구에 들어가려던 한국 기자들에 대한 비자발급과 관련해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발급에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친 양빈의 말이 공수표로 돌아간 것도 북한 당국과 양빈의 관계가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게다가 신의주 특구의 성공 여부에 핵심변수인 중국 당국도 북한의 신의주 특구에 대해 처음부터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볼 때 중국과 북한의 불화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양빈은 미우나고우나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신의주 특구 책임자로 내정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신의주 특구와 관련, 그동안 외교가에는 중국정부가 중국 해군군사기지에 인접한 신의주를 특구로 지정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는 설과, 경의선-동해선 개통을 둘러싸고 북한당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경쟁시키고 있는 데 대한 중국정부의 불만설 등 여러 가지 이유의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체면을 묵살하면서까지 양빈을 체포까지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관측통들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보는 외교가의 시선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자칫 북한이 모처럼 추진하려던 개방정책이 초반에 좌절될지도 모를 위기로 발전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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