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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탐색전에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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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탐색전에 그칠 듯"

러시아 외교전문가 전망-로이터통신 보도

20개월 만에 재개되는 북한과 미국과의 협상은'탐색전'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의 로이터통신이 러시아 외교전문가들을 인용, 2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알렉산더 로시우코프 러시아 외교부 부장관 등의 말을 빌어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한 미국의 결정을 환영하지만 지난 9월 북일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이끌어낸 성과같은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저명한 북한문제 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우려하는 요인들이 많아 켈리 차관보의 방북 성과는 실망스러운 것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톨로라야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은 오래전부터 켈리 차관보가 지난 여름에 파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나에게 했다"며 "그들은 미국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직접 듣고 대화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또 로시우코프 외교부 부장관은"이번 회담으로 미 행정부의 시각이 변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북한문제에 새롭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소 긍정적 전망을 했으나 현재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지난 주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친구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알고 싶다고 요구했더니 주러시아 미국 대사가 백악관의 의사를 파악해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로시우코프는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한 가지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일본, 한국, 러시아, 중국을 포함한 6자 회담에 대해 이들 4개국처럼 분명한 의사를 표현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6자 회담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김정일 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의 회담으로 볼 때 북한이 6자회담에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기회에 대미 관계 개선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겠다는 속셈이지만 미국을 만족시킬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할 경우 실속 있는 대화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북한측에서 누가 켈리 차관보의 상대가 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으나 북한측에서는 노련한 대미협상전문가들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의 주역인 외무성의 강석주 제1부상과 클린턴 행정부 때 북-미대화에 단골로 나왔던 김계관 부상이 켈리 차관보의 회담상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이 '페리 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빌 클린턴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이 두 사람은 이용철 국방위원회 국장과 함께 페리 조정관을 상대했었다.

그러나 켈리 차관보는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지 않은' 강경한 현실주의자라는 평을 듣고 있는 인물이다. 켈리는 올 초 의회청문회에서 한국의 '햇볕정책'에 대해 "햇볕은 메마른 대지를 경작할 수 없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변하지 않는 한 포용정책의 앞날은 어둡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는 특사 파견 결정 이후에도 여전히 북한에 대해 강온파로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팀은 평양이 진심으로 돌파구를 열망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고자 하는 포용파와, 외국의 원조를 얻기 위해 북한이 또 다른 술책을 부리면서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조기에 제거될 경우 다음 타깃이 되는 것을 모면하려는 것으로 보는 강경파로 나뉘어 있다.

오는 3~5일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측이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대한 국제 사찰 문제를 논의하는 한편, 북한의 대화 및 개방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특사 일행은 지난달 30일 워싱턴을 출발, 1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일본 정부와 대북협상 재개 문제를 협의한 뒤 2일 서울을 방문, 한국측과도 협의를 가진다.

켈리 차관보의 방북엔 국무부의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 담당 대사, 데이비드 스트로브 한국과장 및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이클 그린 국장(한일 담당) 등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9명의 미 특사 일행은 전용비행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이용할 예정이다.

켈리 차관보 일행은 5일 서울로 돌아와 방북 결과를 한국 정부에 설명하며 이어 6일 일본을 거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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