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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주주가치 극대화' 기업에 연기금 우선투자

정부, 1차 50개 대상기업 선정 위해 방안 마련중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는 50여개 기업들의 주식들에 최우선적으로 연기금을 투자하는 획기적 내용의 연기금 주식투자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같은 객관적 투자기준이 마련될 경우 투자손실에 따른 우려 때문에 주식투자를 기피하는 연기금 관리자들의 면책 근거가 생겨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각 기업의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을 고무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증시 발전 및 주가 안정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함께 하는 시민행동' 등 경제시민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요구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기금, 50여개 주주가치 극대화 기업에 집중투자**

24일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 밝힌 '주식시장 중심의 자금순환체제 구축'이라는 금융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구체적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연기금 및 앞으로 신설할 기업형 연금의 바람직한 투자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 작업을 벌여왔다.

정부는 얼마전 모 산하연구기관에 용역을 줘 소유-경영 분리가 잘된 지배구조 모범기업에 연기금을 우선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들 지배구조 모범기업의 수익률이 그렇지 못한 기업의 수익률보다 반드시 높은 게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옴에 따라 새로운 대안을 모색키로 했다.

정부는 그후 투자배당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이럴 경우 연기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재투자에 사용해야 할 수익을 과잉 배당하는 기업들이 출현할 가능성 등 여러 부작용이 예상됨에 따라 이 또한 백지화했다.

이같은 여러 방안을 검토해온 정부는 그 대신 지배구조, 투자배당, 경영투명성 등을 모두 포함하는 상위개념인 '주주가치 극대화' 모범기업에 연기금을 집중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며, 금명간 이와 관련한 일련의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주주가치 극대화 모범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의 객관성을 견지하기 위해 시장의 신뢰도가 높은 CEO 및 경제시민단체 관계자, 경제전문가 등 민간부문 인사들을 대거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기금 투자대상 기업 숫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1차로 상장사 가운데 50여개 기업 정도를 선정하고 추후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도한 외국투자자 의존도 개선 효과**

정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의 연기금 비중은 고작 1%로 미국의 24%나 영국의 33%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규정을 완화하는 동시에 연기금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주가치 극대화 모범기업을 선정해 기업실적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는 주가를 정상화시키는 한편 시장의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획기적 연기금 투자방안이 마련될 경우 현재 1%에 불과한 주식시장에서의 연기금 비중이 10%대로 높아지면서, 외국인투자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안전판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 주가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양호한 기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요 상장기업 주식의 50%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의 과도한 '해외변수 종속성'에 의해 급락을 거듭하면서 실적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연기금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뛰어들 경우 증시 수급상황이 크게 개선되는 동시에, 증시의 과도한 외국투자가 의존도가 완화되면서 증시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연기금이 투입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주가 차별화가 이뤄지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지향하는 기업풍토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민단체, "서구처럼 사회책임 성실기업에 연기금 투자해야"**

이같은 정부의 연기금 투자대책은 최근 경제관련 시민단체들의 요구와도 일정 부분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함께 하는 시민행동(공동대표 이필상·정상용·지현)은 24일 성명을 통해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주식 및 채권의 종목별 세부투자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연기금을 사회적으로 책임을 성실히 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성명에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납부한 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국가에서 관리.운용하는 공익적 성격의 자금으로 운용에 있어서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아니되며 '사회적 책임성' 또한 중요한 투자판단지표로 활용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이어 "이미 외국의 경우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의 투자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며 영국을 비롯한 구미의 예를 상세히 소개했다.

"영국의 경우 2000년 7월 연금법 개정을 통해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펀드, 즉 사회책임투자펀드에 투자하도록 의무화되었으며,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SRI펀드가 2조3천4백억달러(2001년)로 총 펀드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웨덴과 네덜란드 등 유럽뿐만 아니라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SRI펀드가 조성 운용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투자가들 또한 환경 및 사회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향상되면서 SRI펀드에 돈을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고 있으며, 자신의 투자자금이 사회적으로 공익을 저해하거나 환경을 해치는 기업에 흘러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소비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듯이 투자에 있어서도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즉 자신이 맡긴 돈이 수익성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외국펀드도, 투명성 높은 주주가치 극대화 기업에만 투자 움직임**

최근 들어서는 외국투자가들 사이에서도 기업투명성 등 주주가치 극대화 기업에만 선별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연기금인 위스콘신연기금을 비롯해 퀀텀펀드, 도이치이머징마켓펀드, 모건스탠리몽고메리펀드,뱅가드이머징마켓펀드 등 해외 유명 펀드들은 최근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상장기업별 투명성 정도를 조사해 알려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이 분석을 요청한 국내업체는 삼성전자·SK텔레콤·포스코·현대차·LG전자·국민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들로 알려졌다.

해당기업의 기업투명성 조사를 요청받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재무제표 같은 각종 자료보다는 해당기업 방문, 회사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느낀 투명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해 해외 펀드매니저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국내외 움직임을 고려할 때 주주가치 극대화야말로 작금의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임을 새삼 절감할 수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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