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재산세 형평성 시비가 일면서 서울 강북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재산세 납부 거부운동과 규탄집회를 벌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민심이 크게 악화되자, 연말 대선을 앞둔 정부여권이 크게 당황해 하고 있다.
같은 평수 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난한 강북 아파트주민이 부유한 강남 주민보다 최고 5.5배나 많은 재산세를 내고 있다는 건설교통부 조사결과가 알려진 지난 10일부터 행정자치부 열린마당(자유게시판)에는 행자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는 행자부가 정부부처내에서 재산세 조정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북과 경기도 고양, 구리, 의정부, 파주 등 경기 북부 주민들은 신도시개발, 경제특구, 경전철 등 교통인프라 건설, 첨단공단 등 각종 핵심개발사업들이 '서울 강남-경기남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한강이북 지역은 소외되고 있는 것도 불만스런 마당에 재산세마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강북의 대형 아파트단지에서는 부녀회를 중심으로 재산세 집단납부 거부 움직임이 시작됐으며, 인터넷에는 세입자 궐기대회를 열자는 격문들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강북-경기북부의 분노' 폭발이다.
이같은 '강북-경기북부의 분노'에 가장 크게 긴장하는 쪽은 집권여당인 민주당.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강남의 아파트값 폭등으로 강북 민심의 이탈이 목격되는 마당에 가난한 강북사람들이 부유한 강남사람들보다 5.5배나 재산세를 더 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DJ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 사태를 방치했다가는 연말 대선은 치르나마나"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도 느긋이 구경만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자칫 민주당이 아파트값 및 재산세 문제를 앞장서 해결할 경우 한나라당이 졸지에 강북지역의 적대세력으로 바뀔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번 4.13총선에서 민주당의 텃밭이던 강북에서도 한나라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한 마당인 만큼 한나라당의 강북-경기북부 지역구의원들은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만도 없을 일이어서 좌불안석이다.
이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행정자치부에 대해 불공평한 재산세를 시정하라는 압박을 집어넣기 시작했으며, 이에 행자부는 12일 열리는 전국 시도 세정과장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키로 한 걸음 후퇴한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행자부 게시판에 올라온 재산세 항의 이메일 가운데 '강북-경기북부의 분노'를 담은 몇 편의 글들이다. 편집자
***"조세저항 운운한 직원 짜르라"**
"같은 가격의 아파트의 재산세가 5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하는 상황에서 정책의 실수를 인정하지도 않고 강남지역의 조세저항 운운한 행정자치부는 각성하시기 바랍니다.
언론에 (강남의) 조세저항 운운하면서 다른 부처에서 추진하는 강남 아파트 재산세 세율증가정책을 반대한 담당자를 징계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장관 결재를 맡고 담당자가 한 것이라면 장관님이 국민에게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강북지역 전체 주민의 재산세 조세저항을 피할 수 없으실 것입니다."(ID: 이용래,9.10 18:17)
***"혹시 행자부 직원 모두 강남 사나?"**
"혹시 행정자치부의 전 직원이 강남에 사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강남과 강북을 비교할 때 강북이 강남의 4배의 세금을 내도 가만히 있고, 보유세 신설 그리고 재산세 추가 부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닌가?
행정자치부의 장관부터 고위공직자의 주소를 밝혀라...
또한 취득세는 단 하루를 체납하여도 부과된 취득세의 20%에 달하는 지나친 가산세율을 적용함으로써 불가피한 사정으로 하루이틀 체납하게 된 납세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데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세제를 개선하라.
납세자와 월급쟁이가 더 이상 봉이 아님을 보여주겠다."(ID: 박태철, 9.11 09:21)
***"강북 사람들은 모두 재산세 납부를 거부하자"**
"강남에 사는 돈많은 사람의 조세 저항은 무섭고 강북에 살면서 5~7배의 재산세를 더 내는 불쌍한 강북 사람의 조세 저항은 무시하는 행자부를 규탄하면서 강북 사람 모두 재산세 납부를 거부하여 강북 사람들의 존재를 알려 줍시다."(ID:강나루, 9.10 15:47)
***"몇십만 표 희생하고 몇백만 표 얻을수 있는 기회인데..."**
"서울 강남 아파트가 강북이나 지방의 비슷한 가격보다 재산세가 훨씬 적다는 건교부 조사결과를 아시겠지요
그런데 재산세 현실화에 대해 행정자치부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네요. 조세저항이라니 누구의 조세저항입니까. 민주당이 반대하는 한나당이 기득권층이라면 더좋은 기회 아닙니까
어차피 대선이 표싸움이라면 몇십만 부유.특권층 희생해서(희생도 아니지..껌값 몇십만원 더내게 해서) 수백만 중산층및 서민표 얻을수 있는 기회 아닙니까
어차피 강남 일부 구(강남, 서초)는 전통적으로 민주당과는 인연이 없는 곳이니 표에는 별 영향 없을꺼고(혹시 돈가진 순으로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몰라도,1억에 1표씩 달라고 하는 것 아닐지 모르겠네) 전국민의 재산세가 대폭인상되면 조세저항이 발생하지만 그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말도 안되는 강남아파트 재산세를 현실화시키자는 것인데.
가진만큼 공평하게 세금을 내자는 것인데 재산세 적게 내게 해준다고 강남 부유층이 민주당 밀어주는 것도 아니고, 몇억원 아파트 몇만원 세금이 10배가 된다고 해서 사람들 뭐 얼마나 부담이 됩니까? 강남 룸싸롱 하룻밤 술값으로 몇백만원 우스운 사람들인데.
이 참에 강남 아파트 재산세 왕창 올리십시오.혹시 민주당 의원님들 모두 강남에 사시는 것은 아닌지요. 그래도 몇십만원 더 세금 더 내고 불쌍한 서민들 표 얻어 재집권하면 더 이익 아닌가요. 화끈하게 해보십시요..정말 중산층서민을 위하는 정당이라면...
혹 딴나라당이 반대하면 더 좋은 것 아닙니까. 그야말로 자신들이 기득권 특권층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증거일테니까요."(ID:이용세, 9.10 17:32)
***"강남사람보다 강북사람이 더 부자란 말이냐?**
"재산세를 강남사람보다 강북사람이 더 많이 그것도 아주 더 많이 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이 휩싸이게 됐다.
어떻게 동일한 평수의 아파트라고 할지라도 강남이 강북의 적어도 1.5~2배정도가 더 비싸서 강북 사람으로서는 강남 가서 산다는 것을 거의 꿈에 가까운 일로 여기고 있는데, 강북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책정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힘꽤나 쓰는 사람들은 강남에 모여서 사니, 자신들에게 유리한 데로 모든 정책을 입안하게 되고 따라서 세금 문제에 있어서도 별다른 정보를 가질 수 없는 강북사람들에게 은근슬쩍 세율을 높이면서 자족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그것이 아니라면 정말로 정부는 강남사람보다 강북사람이 더 부자라자고 알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ID: 조현숙, 9.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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