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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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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책 읽어주는 부행장'의 주말이야기<22>

이 글은 김종욱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이 한 동호인으로부터 받은 작자 미상의 글이다.

김 부행장은 이 글을 보내오며 자녀에게 애정표현을 하는 훈련(?)을 못 받은 대다수의 '멋없는 한국 아버지'들의 속내를 워낙 잘 담은 글이라 프레시안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아울러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26가지 삶의 지혜'라는 작가 미상의 글을 프레시안에 소개한 결과 미국 휴스턴에 살고 있는 저자 김승호씨를 만날 수 있었던 '인터넷의 기적'을 또한차례 기대한다는 말도 함께 보내왔다. 이 글을 쓴 저자를 하루바삐 만나고 싶은 게 김 부행장의 바람이자, 프레시안의 바람이기도 하다. 편집자

***아버지란 무엇인가**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도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면서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
(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에는 즐거운 일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세 개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직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 :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 :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 : 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 : 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 : 우리 아버지요? 세대차이가 나요.

25세때 :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 :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 : 여보.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 : 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 :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성가도 부르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 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당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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