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모스크) 2곳에서 15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뉴질랜드 경찰 당국은 아직 정확한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현지 뉴스 웹사이트 '스터프'는 소식통을 인용해 30명 가량이 숨진 것으로 우려되며 40∼50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고, 로이터 통신은 "뉴질랜드 언론에서 사망자 수를 9명∼27명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SNS에는 총기 난사범이 직접 생중계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영상 속 남성은 이슬람사원으로 차량을 몰고 들어가 안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무작위로 총을 쐈고, 사원 바닥에는 숨지거나 부상한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
이 영상은 총기 난사범이 머리에 쓰는 '헤드 밴드'로 카메라를 고정해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 동영상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크라이스트처치 헤글리공원 인근에 있는 마스지드 알 누르 이슬람 사원 내부와 교외의 린우드 마스지드 모스크에서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마스지드 알 누르 사원에 들어오는 것을 봤고 이어 29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군인 복장을 하고 자동 소총을 든 남자가 사원으로 들어와 무작위로 사람을 쐈다고 말했다.
총격 사건 발생 후 크라이스처치의 모든 학교와 의회 건물이 봉쇄됐다.
뉴질랜드 경찰은 총격 사건에 연루된 남성 3명과 여성 1명을 체포했으며, 관련 차량에서 많은 양의 폭발물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범인을 자처하는 남성은 74쪽 분량의 '반이민 성명서'를 남겼고, 이 성명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담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며 "오늘 발생한 인을 보기 드문, 전례 없는 폭력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사람들 중 다수가 이민자나 난민일 수도 있다면서 그들은 뉴질랜드를 그들의 집으로 선택한 사람들이지만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당시 사건 현장 인근에는 방글라데시 크리켓팀도 있었으나 전원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팀 전원이 격렬한 총격범들 사이에서 목숨을 건졌다"고 썼다.
방글라데시팀은 16일 예정된 뉴질랜드팀과의 경기 차 현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아주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당분간 집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동해안 캔터베리 평야 중앙에 위치한 뉴질랜드 3대 도시로서, 일명 '정원도시'(Garden City)으로 불리며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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