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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덕분 한국 은행들 국제적 존경 받아"

미 블룸버그, 김정태 행장 대격찬-국제신인도 제고 효과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월가로부터'세계금융계의 영웅'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금융계의 CNN'이라 불리는 미국의 경제전문통신사 블룸버그의 간판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27일(현지시간) 서울발로 '한국의 은행들이 국민은행 덕분에 국제적 존경을 받게 됐다(Kookmin Wins Global Respect for Korean Banks)'는 칼럼을 게재했다.

월가를 비롯한 세계금융계에 가장 영향력이 큰 블룸버그의 이같은 칼럼은 김정태 행장 개인의 명예일뿐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계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금융 더 나아가선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투자가들의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도 갖게 하고 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한국의 은행들이 국민은행 덕분에 국제적 존경을 받게 됐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마치 두 손이 도끼이고 앞에 놓인 탁자는 나무 기둥인 것처럼 '자르는 솜씨'를 뽐냈다. 55세의 이 남자가 나뭇꾼은 아니다. 한국 최대은행 국민은행의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과일나무가 열매를 잘 맺게 하기 위해서는 큰 나뭇가지를 잘라내 작은 가지들이 자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며"가지를 치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더 많이 쳐낼수록 더 탐스러운 열매와 더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법이다. 오랜 경험 끝에 이런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국민은행을 맡아 비슷한 경험칙을 적용했다. 그는 전투적이기로 유명한 한국의 노조와 맞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정리해고와 경영개혁을 과감히 해나갔다. 그는 1997년 금융위기 전 주택은행 시절에도 무분별한 확장전략에 제동을 건 몇 안되는 금융가였다.

1998년 그는 파산위기에 몰린 대우그룹으로부터 채권을 회수해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얼마 전에도 그는 하이닉스 반도체에 신규대출을 거부하는 데 앞장서는 등 그의 무용담은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의 전설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김 행장에게 새삼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는 그의 '자르는 용기' 가 아니라 '합치는 능력'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은행장으로 있으면서 국민은행과의 합병작업에 깊숙이 개입했던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금융계 재편을 촉진시키는 중요인물로 떠올랐다. 국민은행의 합병을 계기로 한국의 은행들은 아시아 4대 경제국인 한국에 대해 종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국제적 존경'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과 발전의 상징'이 되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일본은 후퇴하고 있어 더욱 빛이 났다.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다시 원활하게 작동하게 되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금융계는 재무구조가 건전해졌으며 대출기준이 강화되고 신용위기를 불러왔던 막대한 부실채권이 줄어들었다.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한국의 다른 은행들도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합병 등으로 몸집을 불려 나가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은 한국 은행들의 합종연횡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근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1조1천억원(9억2천1백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주고 인수하기로 한 것이 바로 그런 대표적 예다.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면 한국에서 제3위의 은행이 된다. 이런 매각으로 한국의 은행 숫자는 줄어들 것이다. 한국정부 관계자들은 "(합병을 안하면) 수익성이 향상될 은행들이 점점 적어질 것"이라고 한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뿐 아니라 제일은행과도 합병을 추진해 왔다. 다른 은행들도 하나은행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한미은행과 협상중이다. 한국 정부도 조흥은행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조흥은행에 갖고 있는 15%의 지분을 매각하려 했으나 환율하락과 미국증시 침체로 인해 계획을 연기했다.

한국의 은행들 숫자가 줄어들면서 살아남은 은행들의 규모와 사업분야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은행들이 미국과 일본, 유럽 등과 국제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이러한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은행은 일본과 중국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대은행이지만 자산 규모로는 아직도 68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정부는 합병을 통해 한국의 은행들이 국제경쟁력이 강화되길 원하고 있다.

이 문제가 왜 한국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관계가 있는가.

김 행장을 비롯한 한국의 은행장들은 한국의 금융계,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를 재편해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이것은 좋은 소식이다. 김 행장은 "우리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며 "누구도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 정부는 개혁을 약속한 정도가 아니라 개혁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투자가들도 한국정부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지난 몇 년에 걸쳐 이루어진 구조조정 작업에서 후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설명했다.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국민은행 등 한국의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대출관행을 전면적으로 검토했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 한국의 은행들은 한국경제를 지원한다는 명분하에 부실기업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주었다. 이러한 자금들 중 대부분이 재벌기업들에게 흘러갔다. 이후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가계에 주로 대출해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 자체가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한국을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 한국의 은행으로서는 유일하게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국민은행은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윤종규씨는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월드 클래스(세계수준)의 소매은행"이라면서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정태 행장이 서구적 경영기법을 도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경영진의 보수를 성과와 연계시키고 IT(정보통신)기반 선진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부실기업에 대한 채권회수에 박차를 가해 왔다.

김 행장은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학 졸업생들에게 경영학 학위를 받으러 해외유학을 가게 되면 학비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채용조건을 내놓고 있다. 김 행장은 "메릴린치와 골드만 삭스 같은 금융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재들을 그들에게 빼앗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바로 그것이 '국제적인 사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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