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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 회장, 투자등급 조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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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 회장, 투자등급 조작 지시

애널리스트에게 AT&T 투자등급 상향조정 압력

'세계 금융기관의 대부'라는 시티그룹이 계속되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엔론의 분식회계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시티그룹 관계자들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이번에는 샌포드 윌 그룹회장이 투자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계속되는 의혹으로 시티 주가 폭락**

뉴욕검찰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통신사업자인 AT&T의 무선사업의 기업공개와 관련한 자료들을 AT&T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티그룹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3.98달러로 급락했다. 시티그룹의 52주간 최고가는 52.18달러였다.

시티그룹은 미국 제2위 장거리전화회사 월드컴과 에너지 거대기업 엔론의 파산과 관련해 미국 금융당국과 의회가 시티그룹의 부정행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등 잇따른 추문으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0%나 추락했다. 시가총액으로는 8백억 달러가 날아간 셈이다. 샌포드 윌 회장도 자신의 지분가치가 3억5천만달러나 줄어들었다.

시티그룹 회장이 이번에 조사받게 된 혐의는 소속 애널리스트 잭 그러브먼에게 불성실한 분석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 그러브먼은 월가의 스타 애널리스트로 군림해오다 월드컴이 파산에 이르기 직전까지 매수 등급을 고집하는 등 편파적인 투자분석보고서를 제출해온 혐의로 지난 15일 SSB를 떠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3일 이와 관련, "엘리엇 스피처 뉴욕검찰총장이 샌포드 윌 시티그룹 회장이 미국 최대의 통신회사 AR&T의 무선전화사업부문의 분사과정에서 이 회사의 기업공개에 주간사로 참여하기 위해 AT&T의 주식평가를 유리하게 해달라고 잭 그러브먼에게 압력을 넣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도 "시티그룹이 주식평가업무를 성실하게 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1999년 산하 증권사가 주간사로 참여한 AT&T의 주식상장건으로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에게 AT&T 투자등급 상향조정 압력**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티그룹 산하 증권사인 살로만스미스바니(SSB)의 통신산업전문 애널리스트 잭 그러브먼은 샌포드 윌 회장의 요청을 받고 AT&T가 무선사업 기업공개를 발표하기 직전인 1999년 11월29일 AT&T의 주식을 '중립'에서 '매수'로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당초 SSB는 AT&T의 주가전망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으며 이때문인지 AT&T의 신주발행사업에 참여하는데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AT&T의 이사이기도 했던 샌포드 윌이 그러브먼에게 AT&T의 투자등급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마이클 암스토롱 AT&T 당시 대표이사 회장도 샌포드 윌에게 "그러브먼이 AT&T의 장점을 제대로 평가해주었으면 좋겠다"며 간접적인 압력을 넣었다는 것.

결과적으로 AT&T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해준 직후인 1999년 12월6일 AT&T의 신주발행계획이 발표되었으며, 시티그룹은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와 함께 무선사업 신주발행업무의 주간사를 맡게 되었다. 신주발행이 있었던 2000년 4월 무선사업 신주발행은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1백6억2천만 달러 규모로서 3개 주간사에 지급된 수수료만 해도 4천5백만 달러에 이르렀다.

시티그룹측은 샌포드 윌 회장이 그러브먼에게 투자등급을 바꾸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혐의에 대해 "모든 조사에 협력하겠지만 회장이 어느 애널리스트에게도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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