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담(WSSD)'을 앞두고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 중국의 사상최악의 대홍수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보름이상 계속되는 폭우 등 지구촌 전체가 피부에 와닿는 심각한 환경이변을 겪고 있는 시점인만큼 이들 보고서와 보도를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은행, "현재처럼 환경을 무시하다간 지속적 성장 불가능"**
매년 '세계개발보고서'를 발표해온 세계은행은 26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담(WSSD)'을 겨냥해 이례적으로 발표시기를 앞당겨 내년도 세계개발보고서를 발표했다.
제임스 울펜슨 세계은행 총재는 21일(현지시간) '2003 세계개발보고서(WDR)'를 발표하면서 "WSSD에서 세계정상들이 신속한 실천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향후 50년간 세계경제규모는 4배 증가하면서 물부족, 인구증가, 도시 기형화, 도시치안 부재 등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 추산에 따르면, 2050년경 세계경제 규모는 연간 1백40조달러에 달한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규모의 소비증대가 앞으로는 환경파괴로 인해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니콜러스 스턴은 "수십억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속도로 성장을 해야 하나, 이러한 성장이 50년간 지속되는 동안 환경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성장이 궤도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성장만 계속 강조되고 환경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성장 자체가 인류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이 우려하는 환경문제는 기후온난화, 해수면 상승, 사막화 등이다.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도시들은 대기오염이 심각해 거주민들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50년 경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주택, 수도 등 각종 생활기반시설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인구는 현재의 60억명에서 90억명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식량 생산도 두 배로 늘어나야 한다. 세계은행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빈부국간 격차를 축소하고 특히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물부족 및 환경오염 대책과 함께 대체 에너지원 확보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의 다른 주요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빈부 격차 확대: 지난 40년간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간 격차가 두 배로 확대됐다. 20개 부국의 평균 소득은 최빈 20개국의 무려 37배에 달한다.
▲도시 급팽창: 현 추세로 가면 2050년 경 예상되는 지구 인구 90억명 가운데 처음으로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물부족 심화: 인구 및 도시 확대로 인해 깨끗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부족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다. 특히 아프리카, 중동 및 남아시아가 그렇다.
▲열대림 축소: 10년마다 5% 비율로 축소되고 있다. 열대림은 현재 지표의 고작 1.4%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생물의 3분의 1 가량이 생존을 의존하고 있다.
▲연안지역 파괴위험 가중: 오는 2025년이 되면 지구 인구의 4분의 3 가량이 해안에서 1백km 이내 지역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연안 생태계가 파괴될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환경파괴 3각동맹'**
이처럼 환경위기가 전세계적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문제에 미온적인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세나라는 조지 W. 부시 정권출범후 '3각 동맹'이라 불릴 정도로 지도자들이 일관되게 성장위주의 반(反)환경정책을 펴온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담(WSSD)'에 불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번 회담이 말의 성찬에 그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환경단체들은 세계 최대의 자원소비국인 미국의 최고지도자의 참여가 없는 이번 회담이 사실상 전진적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서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열흘간 회담기간 중 단 하루만 머물 것이며,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도 9월초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지구환경에 가장 책임이 큰 나라들이 오히려 가장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이들 세나라가 조지 W. 부시 정권출범후 '3각 동맹'이라 불릴 정도로 지도자들이 일관되게 성장위주의 반(反)환경정책을 펴온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며, 이들을 '환경파괴 3각동맹' 세력이라 명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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