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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병적기록표'의 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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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병적기록표'의 불가사의

병원 판정전에 병역면제 도장 찍히는등 조작 냄새 짙어져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아들 이정연씨의 병적기록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상식으로 납득이 안되는 사안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병무청 직원, 타임머신 탔었나"**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박영관)는 13일 정연씨 병적기록표에 면제판정을 받은 날짜보다 병무청의 최종 면제처분 날짜가 하루 앞서 기록된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조사에 착수했다.

정연씨 병역기록표를 보면, 그가 최종 군면제 처분인 제2국민역 편입 처분을 받은 시점은 91년 2월11일로 직인이 찍혀있다. 그러나 이씨가 국군춘천병원의 정밀신검에서 5급 면제판정을 받은 날자는 이보다 하루 늦은 91년 2월12일로 기록돼 있다.

기록만으로 보면, 이정연씨는 병원에서 면제판정을 받기 하루 전에 이미 병역면제가 결정돼 병무청의 병역면제 낙인이 찍힌 셈이다. 병무청 직원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꾸로 가서 도장을 찍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병원에서 신체검사 최종결과가 나온 뒤 병무청이 병역면제 결정을 내리기까지에는 빨라야 열흘, 길면 한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이회창 후보의 이종구 공보특보는 "병적기록표상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해본 결과 비슷한 오류가 있는 다른 병적기록표도 확인했다"며 병무청 직원의 착오에 따른 오해라고 주장했다.

***"이정연 병적기록은 판도라의 상자"**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드러나 이정연 병적기록표의 의혹은 이뿐이 아니어서, 나날이 조작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작성일자가 1981년 10월6일로 돼 있는 정연씨 병적기록표에 인적사항 작성자로 도장이 찍혀있는 박아무개씨를 조사한 결과 '내가 작성한 기록이 아니다'라는 진술을 얻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모씨는 "도장은 내 것이 맞지만 내 글씨가 아니고, 왜 내 도장이 찍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또 "작성시점이 1981년 10월이라고 돼 있다면 해당연도 추가신검자용으로 미리 도장을 찍어놓은 병적카드를 다른 사람이 대신 작성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병적기록표 작성시기도 의혹을 낳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정연씨를 비롯한 1963년생의 병적기록표는 이정연씨 병적기록표에 명시된 1981년 10월6일이 아니라 1982년 5월20~31일 사이에 당시 종로구청 병사계의 명륜동 담당자 김모씨에 의해 일괄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정연씨 병적기록에는 이씨의 주민등록번호가 틀리게 기재돼 있고, 친인척의 이름이 잘못 기록됐다가 수정된 흔적이 남아 있으며, 이씨 부친인 이회창 후보의 당시 직책이 '대법원 판사'라고 다른 필체로 기록돼 있는 등 온갖 의혹 투성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씨의 병적기록표가 이번 의혹의 진실을 밝혀줄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으로 판단, 관련자 소환 등 병적기록 의혹 부문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진료부장이 직접 병역면제 판정을 내린 이는 이정연뿐"**

당연히 민주당은 13일 새로운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민주당 천용택 의원은 13일 "지난 91년 1월부터 3월까지 102보충대 입소후 면제받은 사람 19명중 18명은 손가락이 잘리는 등 눈에 보이는 질병이거나 진단서를 첨부했는데 반해 신장과 체중으로 면제받은 사람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연씨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병역면제은폐의혹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보고에서 "병무청이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3백16장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백일서 당시 춘천병원 진료부장이 5급면제 판정을 한사람은 정연씨 한명"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천 의원은 또 "정연씨는 1차신검때에는 체중이 55㎏였다가 입영신검때는 45㎏으로 심각한 차이가 났는데도 확인 재신검이나 진단서에 의해 정밀 재신검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이정연 의혹이 나날이 증폭되자 한나라당은 초비상이 걸렸다. 최근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정몽준 의원보다 낮아지는 등 이회창 지지율이 '더블딥(반짝 상승후 재침체)' 현상을 보이는 최대요인이 이정연 병역비리 의혹이라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이에 국정원 내사설, 청와대 음모설 등을 제기하며 맞불 작전을 펴고 있으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절반이상이 병역비리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여서 한나라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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