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계산서도 인터넷으로 주고 받으세요"

'전자세금계산서 시대' 개막, 경제투명성 제고

'투명한 경제'가 인터넷 보급의 확대로 눈앞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거래후 자동으로 세금계산서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결제원 등 유관기관들도 이같은 '전자세금계산서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섰다.

***'전자세금계산서 시대' 개막**

지난해 1월의 일이다. 국세청이 "전자서명이 된 디지털 파일 형태의 세금계산서도 인정한다"는 고시를 발표했다. 전자세금계산서란 거래 성사 직후 세금계산서를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방식을 가리킨다.

국세청의 발표직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등 유통업계가 가장 먼저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을 채택한 이후 올해 들어 삼성물산, 엘지화학,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대기업들이 전자세금계산서를 채택하는 등 기업들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전자세금계산서'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ㆍ중소기업들에서도 IT분야 업체들 중심으로 전자세금계산서 도입에 적극적이다. 국내IT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은 IT기업의 대표격인 삼성SDS. 이후 IT 전문 조사업체인 (주)아이티리서치(www.e-itr.co.kr 대표 최승필)가 IT업체 5백1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을 도입할 것을 검토중이거나 도입할 의향을 가진 업체가 79.2%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이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이유로는 '세금계산서 발급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편리함'이 51.3%로 1위를 차지했고 시간과 인력 비용 절감(25.2%), 업무의 효율성 제고(9.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융결제원, 중소기업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무료로 공급키로**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을 도입할 때는 반드시 믿을 만한 공적 기관의 전자인증을 받아야 한다. 아이티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인 전자인증기관은 45.2%가 금융결제원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한국전자인증(11.8%), 한국정보인증(10.1%), 한국증권전산(10.1%), 한국전산원(4.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힘입은 금융결제원(원장 윤귀섭)은 13일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 1위업체 핌스텍(대표 이수원)와 손을 잡고 독자적인 솔루션 구축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 포털사이트(www.trusbill.or.kr)를 개설했다.

핌스텍 이수원 사장은 "국내 최대 공인인증기관이자 금융공동망 운영사업자인 금융결제원과 함께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전자세금계산서를 채택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던 보안 및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고 금융결제원이 보증하는 이번 사이트 개설의 의의를 설명했다.

국내 세금계산서 시장은 현재 핌스텍과 한국전자증명원이 양분하고 있으며, 시장의 확대에 따라 씨커머스, 넥스월드 그리고 최근 팬타시큐리티, 한전KDN 등이 뛰어드는 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강남의 국내최대 피부전문병원인 L모병원의 진료비 카드 결제율이 90%를 넘는 등 인터넷 시대 개막에 따른 '경제의 투명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전자세금계산서 이용기업들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재계 일각의 정경유착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빠르게 '투명한 사회'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반가운 소식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