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정태 행장 '추가합병' 시사, 은행권 초긴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정태 행장 '추가합병' 시사, 은행권 초긴장

日언론 인터뷰, "'국민'에 대항할만한 은행 만들어라"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지난달말 일본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추가합병을 시사한 사실이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면서,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행장이 인터뷰에서 "앞으로 20개의 은행이 2,3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편될 것이며, 틈새시장을 지향하는 금융기관들은 설 땅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는 금명간 국민은행이 제2차, 제3차 합병에 나설 것임을 우회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금융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김 행장은 또 "한국의 독점금지법(공정거래법)은 국내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합병은 허락하지 않고 있으나 나는 글로벌화 시대에 국내 점유율만 갖고서 합병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잘못됐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재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해, 추가합병 추진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이미 1~2개 은행이 국민은행측에 추가합병 의사를 타진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나돌아 경쟁 은행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김 행장은 또 "국민은행의 추가합병보다 우선 국민은행에 대항할 만한 은행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간 합병과 같이 국민은행을 위협할 만한 대형합병이 나오기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다음은 닛케이(日經)금융신문과의 지난달 28일 인터뷰 전문이다. 닛케이신문의 자회사인 이 신문은 인터뷰 내용을 1면과 3면에 걸쳐 크게 취급했다.

한편 일본언론들은 최근 한국축구의 4강 신화 달성을 또하나의 계기로 한국의 성공적 금융개혁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이며, 한국 금융개혁의 간판격인 김정태 행장과의 인터뷰를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미 <다이아몬드> 등 일본 경제전문지들의 연속 인터뷰가 잡혀져 있다.

***닛케이금융신문 인터뷰 전문**

일본을 늪속에 빠트리고 있는 부실채권 문제에서 탈출한 한국금융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은 닛케이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27개인) 한국의 은행들은 2,3개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집약된다"고 밝혀, 한국 금융계가 부실채권처리의 늪에서 탈출해 본격적인 재편기로 이행하고 있다는 판단을 드러냈다.

자신이 증권업계에서 전업한 경력자이기도 한 그는 "변혁기의 은행장은 다른 업종 출신이 좋다"고 지적하며 경영수법에 관해서도 종래의 경영자로부터 들을 수 없는 견해를 밝혔다.

"올해안에 ROE(주당자본이익률) 25%를 달성하겠다"며 높은 수익률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질문: 한국의 금융개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행장: 나는 97년의 금융경제위기 이후 한국정부의 대응을 누구보다도 신속한 대응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결과 은행은 이익을 내게 됐고, 금융시스템도 정상화됐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위기후 이미 금융기관들을 재생 가능한가 아닌가로 분류, 재생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곳은 매각 또는 파산처리했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전체 공적자금 액수는 1백50조원이라는 거액에 달했다.

질문: 이전까지는 일본 이상으로 정부가 은행의 경영과 융자에 개입해 '관치금융'이 심했다던데...

김행장: 크게 바뀌었다. 주택은행 시절에 (당시 경영부실 상태였다가 그후 파산한)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채권을 포기, 지원금융기관에서 빠져나왔다. 정부에서 지원요청이 있었으나 최종결정은 각각의 금융기관 판단에 따라 내려졌고 '관'의 개입은 없었다. 한국의 은행업계에서는 획기적인 진보였다.

질문: 한국의 은행들은 재생에 성공해 바야흐로 경쟁 본격화 시대에 돌입한 것인가.

김행장: 지금부터가 문제다. 한국에 현재 존재하는 20여개의 은행이 모두 살아남기는 불가능한 만큼 본격적인 재편이 시작됐다. 어떤 은행일지라도 규모확대, 종합금융기관화, IT(정보통신)무장을 진행시키는 것이 투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질문: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주택은행과 합병했는데 추가합병을 할 생각은 없는지.

김행장: 한국의 독점금지법(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국내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합병은 허락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합병으로 이미 국내 점유율이 30%에 달하고 있는데, 나는 글로벌화 시대에 국내 점유율만 갖고서 합병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재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는 전산시스템 통합도 있고, 아무래도 금명간 추가합병은 어렵다고 본다.

질문: 다른 은행은 활발하게 합병교섭을 진행중인가.

김행장: 내게는 국민은행이 더욱 커지는 것도 중요하나, 국민은행에 대항할 만한 은행이 생기기를 먼저 희망한다. 행원들 사이에 이겨내서 살아 남았다고 하는 것과 같은 착각이 만연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

한국의 은행업은 은행에 그치지 않고 증권, 보험, 카드 등 다른 금융회사들을 흡수해 재편될 필요가 있다. 이런 통합금융회사가 2,3 개로 집약되고, 이 이외는 지역에 뿌리내린 신용금고 등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금융기관이 살아남을 길은 없다.

질문: 국민은행은 아직 증권회사를 갖고 있지 않은데...

김행장: 국민은행은 내년중에 주가수익률(ROE)를 2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목표는 연내에 실현가능한데, 증권회사를 매수하는 일로 이것이 유지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매수를 위한 매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다른 증권회사의 상품을 당행의 창구에서 판매하면 된다. 보험회사는 ING와 합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질문: 행장도 증권업계 출신이며, 은행장은 다른 업종 출신이어야만 한다고 지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김행장: 변혁기에는 다른 업종 출신자가 좋다. 계속 은행에서 자란 사람에겐, 방법을 바꾸라고 말해도 무리가 있는 일이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이 융자를 의뢰해 왔다. 급한 안건으로 Yes인지 No인지만이라도 빨리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은행에는 빨리 No라고 얘기하는 습성이 없으니까 무리하게 이것저것 늘여 말한다. 이렇게 바보같은 행동은 없다. 고객을 위해서는 No라도 빨리 답을 내야 한다. 이러한 당연한 일도 잘 바뀌지 않는다. 은행업무가 고객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외부인재를 마구마구 등용해야 한다. 당행에는 부행장이 15명이 있지만 6명은 외부 출신자이다. 사실 간부급 50%는 외부출신자로 하고 싶다.

질문: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 재편의 선두에 섰다. 합병효과는.

김행장: 합병후만 예금자가 1백10만명이 늘어 국내 시장점유율이 30%가 되는 압도적인 선두은행이 되었다. 국민은행에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이 높아졌다. 이러한 것은 정기예금의 이자로 보면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당행의 1년 정기예금의 이자는 4.85%인 반면, 타행은 대략 5.5 ~5.6%이다. 이만큼 격차가 생기면 점점 더 강해질 수 있다. 대폭 수익이 늘어나면서 기대대로 되어간다.

질문: 합병후 가장 신경을 쓴 점은 무엇인가.

김행장: 주택은행 출신의 내가 은행장이 된 것에 대해 구 국민은행의 직원들로부터 반발이 있었다. 구 국민은행 직원들에게 내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데 가장 힘을 썼다. 합병 후 5주간, 매일 3백명, 모두 합쳐 6천여명의 직원과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은행 업적이 향상하면 출신 은행에 상관없이 행원에게 투자할 것임을 약속했다. 금년부터 직원들에게 일년간의 안식년 휴가를 주는 제도를 신설하였다.

질문: 합병후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주택은행명의 지점이 남아있는데.

김행장: 합병부터 10개월간은 두 은행의 지점을 그대로 놔두고 두개의 브랜드명을 병용한다. 큰 은행이 합병 할 때 전산시스템의 통합은 대단한 작업이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하고, 점포통합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합병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서비스를 높이는 데 있다. 간판만 바꾸고 통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의 미비사항이 있다면 신뢰성이 떨어질 뿐이다. 그 대신, 본점기능은 빨리 빨리 통합했다.

인사제도도 대폭 개혁했다. (서울중심의 명동지점장으로 30대 여성을 기용해서 화제가 되었다.) 인사제도를 바꾸는 것만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점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기업융자와 백 오피스 업무를 지점에서 없앴다. 그 대신 기업융자전문지점과 백 오피스 업무를 한꺼번에 맡는 종합사무센터, 전화상담센터를 계속하여 신설했다. 서울을 담당하는 사무센터에는 1천2백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점은 자동차 딜러와 같아서 판매와 마케팅을 특화시켰다. 지점장의 일에서는 접대나 심사가 일절 없어졌다. 지점장은 솔선해서 뛰어다니는 세일즈맨이고 부하를 질책하고 격려하는 치어리더이다. 연령도 자격도 성별도 관계없다. 대개 지점이 모든 기능을 가진 미니은행이었던 곳은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한국 정도이다.

질문: 전산시스템의 통합은 어떻게 진척되는가?

김행장: 제3자인 전문회사에 합병은행의 기본전략을 전하고 어느 쪽의 시스템을 정해서 통합할 것을 지시했다. 결국 구 주택은행시스템이 우수했다는 결론이 나와 9월말까지 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동시에 전국의 지점을 새로운 로고를 사용한 국민은행의 간판으로 통일한다.

질문: 외국인 소유 주식비율이 70%에 달했다. 주주의 요구도 많은데.

김행장: 며칠전 미국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많이 들어왔다. 합병으로 인해 자산규모가 커지는 효과와 합병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점, 그리고 보험 등 신상품의 수수료 수입의 증가 등의 세 가지를 근거로 충분히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