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제2차 조미(북미) 수뇌상봉 제2일 회담 진행' 제하 기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월 28일 또다시 상봉하고 회담했다"며 "현지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하노이시 '메트로뽈' 호텔에서", "단독회담과 전원회담"이 진행됐다고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북 매체들은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이 "단독회담과 전원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역사적인 노정에서 괄목할 만한 전진이 이루어졌다는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이에 토대해 북미관계 개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는 데서 나서는(나오는) 실천적 문제들에 대해 건설적이고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미 최고 수뇌들께서는 두 번째 하노이에서의 상봉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며 "(두 정상은) 70여 년의 적대관계 속에서 쌓인 반목과 대결의 장벽이 높고, 북미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 나가는 여정에서 피치못할 난관과 곡절들이 있지만, 서로 손을 굳게 잡고 지혜와 인내를 발휘해 함께 헤쳐 나간다면 능히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북미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했다.
북한은 "(두 정상은)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며, 하노이 수뇌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먼길을 오고 가며 이번 상봉과 회담의 성과를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인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며 작별인사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비핵화 협상의 구체적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특히 전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는 입장 등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리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다만 "(두 정상은) 싱가포르공동성명에서 제시한 공동의 목표들을 실행해나가기 위해 현 단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청취하고 그 방도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회담에서는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추동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쌍방이 기울인 노력과 주동적 조치들이 서로의 신뢰를 도모하고 북미 두 나라 사이에 수십여 년간 지속돼온 불신과 적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 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등 완곡한 어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제2차 북미 수뇌상봉과 회담은 북미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이익에 맞게 발전시키며 조선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있는 계기"라고 했다. 이는 곧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 당국이 대내외에 내놓은 공식 입장인 셈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1차적 독자인 <노동신문> 등에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보도할 수 없는 사정 등도 감안돼야겠지만, 그럼에도 북한 매체들이 이번 회담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특히 두 정상 간 "긴밀한 연계"와 "생산적 대화"의 지속을 강조했다는 점,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운 상봉" 즉 3차 북미정상회담을 "약속했다"고 밝힌 점, 전날 밤 리용호 외무상 기자회견과는 달리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리며 비판하는 내용은 전혀 없는 점 등은 북한이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여전히 북한의 국가적 목표로 제시했고, 이를 '최고 존엄'인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김 위원장)와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기로 했다"는 식으로 표현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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