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오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40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설명을 종합하면, 양국 정상은 '영변 플러스 알파'와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문제에서 최종적인 이견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원했다. 하지만 나는 그 요구를 들어주는 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원했으면 100%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그 합의문에 서명하기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면 미국 측은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이 대규모 핵시설인 것은 분명하지만 영변 핵시설 해체만으로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해체에 동의했지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농축 우라늄 시설이나 기타 시설 해체도 필요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그걸 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그래서 1단계 수준인 영변 핵시설 해체에만 만족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했다. 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교환 수위를 양측이 모두 한껏 높임으로써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북한 인사들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반복하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냥 갑자기 일어서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호적으로 마무리했다. 악수도 했고 서로 간 따뜻함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핵실험이나 로켓 실험발사, 또는 핵과 관련된 그 어떤 시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하는 한편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오래전에 포기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한미 훈련 중지 등 현 상태의 동결 상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추후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 "지금 말하긴 어렵다. 조만간 열릴 수도 있지만, 올해가 지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3차 정상회담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아 당분간 '톱다운' 방식의 북미 협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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