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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약물복용해 우리가 요코하마 간다" ?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 유언비어 확인없이 방송

SBS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이 네티즌상의 유언비어를 최소한의 확인절차 없이 "독일선수들의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나 우리 대표팀이 대신 요코하마에 간다"고 보도하면서, 이 보도가 순식간에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가는 어처구니 없는 소동이 일어났다.

탤런트 출신의 최화정씨가 매일 낮 12시부터 두시간 동안 진행을 맡고 있는 SBS 방송국 `최화정의 파워타임(최파타)'은 27일 오후 1시반께 "방금 내 후배로부터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한국과 독일전 경기후 약물 테스트에서 독일 선수들의 약물복용 사실이 밝혀져 우리 대표팀이 결승전을 위해 일본 요코하마로 간다"는 요지의 긴급보도를 했다.

***"우리팀이 대신 요코하마 간다"?**

이 방송이 전파를 타고 전국에 방송되자, 말 그대로 웃지못할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의 경우 진위확인을 위한 문의전화가 본지를 비롯한 언론사로 쇄도했고 도심 각 사무실에선 인터넷을 통해 사실확인작업을 벌이는 등 법석이 벌어졌다.

부산 롯데백화점에선 방송을 들은 직원들 입에서 입으로 급속도로 퍼져 여기저기서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촌극이 벌어졌으며, 이 소식은 이내 해운대 일원으로 순식간에 전달돼 길가던 행인들까지 환호하는 소동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의 독일팀 약물복용에 따른 우리팀의 결승전 진출설은 이날 일부 인터넷상에 근거없이 떠돌 것으로,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 황당한 주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게임이 끝나면 각 팀에서 두명의 선수를 임의로 골라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한다. 만약 이 검사에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경기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당선수만 징계를 받을 뿐이다. 따라서 만에 하나 독일팀의 약물복용이 사실이더라도, 우리나라 대표팀이 대신 요코하마 결승전에 진출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이같은 사실은 얼마전 우리팀에게 패배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 연장전까지도 끈질기게 뛰는 우리 대표팀의 강인한 체력을 놓고 음모적인 약물복용설이 제기되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일반에게 상세히 알려진 내용들이었다.
진행자인 최화정씨만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상식밖의 '초대형 사고'를 치룬 것이다.

***"실컷 끌어올린 이미지를 망치다니...선수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이같은 보도가 오보로 밝혀지면서 SBS게시판에는 최화정씨의 상식밖 행태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했다.

"이번 축구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정말 좋아졌습니다. 국민들의 질서있는 응원, 선수들의 깨끗한 플레이...
그런데... 한 연예인의 말 실수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다시 깎아내려질지도 모릅니다. 다른나라에서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실컷 끌어올린 이미지를 그따위 확인도 안된 말을 퍼뜨려서 이렇게 망가뜨려 놓아야겠습니까?
선수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아이디 flyzz)

"아직도 우리나라 결승 간다고 좋아하는 사람들 있다. 이거 완전히 세계 최고의 촌극이다. 내 참 웃음이 나서 말도 안나온다.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욕했는데, 한국은 뭐냐.
이거 완전히 스페인과 이탈리아보다 더한 촌극 아니냐.
최화정 스스로 사표내 한국의 명예에 먹칠 하는 것 막아라."(아이디 mg50m6010)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퍼지지 않게 도와달라"?**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게 돌아가자 '최화정의 파워타임'측은 게시판에 공개사과문을 발표했다.

"오늘 생방송 도중, DJ 최화정씨의 돌발적인 말실수로 일대 파문을 일으키며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저희 최파타 전 스텝이 머리숙여 깊히 깊히 사과드립니다.

최화정씨도 여러분의 그 마음과 똑같이 한달내내 축구때문에 날마다 밤새며 경기보고 선수들의 노고와 열정에 울며 감동하며... 그 흥분된 마음이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듯 합니다.

방송도중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고 순간의 착각으로 확인도 안해본 상태에서, 그런 발언을 한 거, 뭐라도 말씀드려도 용서가 안되는 줄 압니다."

그러나 사과문은 말미에 "게시판으로 올라오는 이번 일에 대한 글들...더이상 퍼지지 않게 여러분도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인간적으로 저지른 실수라고 여겨주시고 잘 마무리되도록 도와주십시오"고 덧붙임으로써 스탭들이 아직까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과연 SBS측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나, 선수들과 국민이 어렵게 이룩한 성과를 언론들이 왜곡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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