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하지 않을거면 여기 왔겠나"

연락사무소 개설에는 "매우 환영할만한 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본인 육성으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28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확대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할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내가 그것을 할 의지가 없었다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결심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 북미 정상 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음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평양 내 미국 연락사무소 개설과 관련해 환영할 일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그는 연락사무소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처음에는 답변을 하지 않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말하자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평양에 미국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은 양측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양측 간 연락사무소 개설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확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채 "궁극적으로 우리는 큰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러면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든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에 좋은, 유리한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종전선언 역시 이번 회담의 결과 중 하나로 발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물론 하루나 이틀 안에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향은 성공적이다"라며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북미 양 정상이 28일(현지 시각) 단독회담에 이어 실무진들이 참여하는 확대회담을 가졌다. 존 볼튼(맨 왼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맞은 편에는 북한 측 인사가 자리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가 충분한 이야기를 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1분이라도 귀중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9시경부터 진행됐던 양 정상 간 단독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한테 시간이 귀중한데"라며 답변을 유보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확대회담에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그런데 회담 자리 배치에서 볼튼 보좌관 맞은 편에 북한 측 인사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아, 북한이 의도적으로 볼튼을 배제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