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1위 후보로 선정된 김강렬씨를 놓고 ‘적격성’ 여부에 대한 시중 여론이 시끄럽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내거는 ‘혁신’이 ‘망신’이 될지 지켜보겠다는 눈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시민생활환경회의 김강렬 전 이사장이 발표도 되기 전에 이용섭 시장으로부터 낙점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문화계 인사 '시끌'에 연이어 터진 것도 볼썽 사납다.
전남일보는 2월 10일자 기사에서 김 전 이사장이 “상갓집 등을 다니면서 이 시장으로부터 낙점을 받았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이 신문은 “광주환경공단 일부 직원들이 K씨에게 벌써 줄서기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니 한심하다”고까지 지적했다.
혁신과 청렴을 외치는 이 시장이 김 이사장을 사전 낙점했으리라고 믿고 싶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이 시장의 소신대로 사전 낙점한 사실이 없는데도 김 이사장이 허위 사실을 흘리고 다녔다면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최근 김강렬 전 시민생활환경회의 이사장을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1월 25일 이사장 공모를 마감한 뒤 한 달여만에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끝냈다.
서류는 5명이 냈지만 3명이 통과했다. 김 전 이사장은 서류 심사 통과자 중에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2차 면접 심사에서 최고 점수를 받으면서 최종 이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광주시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는 심사 기준이 달라 연관성이 없다”면서 “1차 서류심사 결과와 2차 면접심사 결과는 상호 무관하다”고 즉각 해명에 나섰다.
물론 그럴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모습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나 진 배 없다.
지난해말께 정상용 전 국회의원을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으로 내정했지만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회를 넘지 못하고 낙마한 적이 있다.
이번 김 전 이사장의 음주운전이나 신용 문제 등 시중에서 떠돌고 있는 과거 전력을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규정에 따라, 절차에 따라 정확하게 평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하지만 정황을 보니 다른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시민생활환경회의와 협의를 거쳐 지난 달 29일 환경공단에 비누공장 이전을 검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자 광주환경공단 직원들이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비누공장을 공기업에 이전하는 것은 위험시설물 안전성 문제와 직결된다며 반대해 광주시가 결국 중단했다는 것이다.
김 전 이사장은 “친환경비누공장 이전과 관련해 광주시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지만, 광주시가 좋은 취지의 사업을 도와주려고 이전을 검토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참 이상한 부분이 있다.
지난달 25일 환경공단 이사장 공모 서류를 마감하고 나흘 뒤에 김 전 이사장이 바로 사임했던 시민생활환경회의와 관련된 이런 공문을 보내냐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 전 이사장의 이 시장 사전낙점설이 힘을 얻는 것 같다.
한편 한국일보는 “실제 환경공단과 직무관련성이 있는 K씨의 경력은 환경단체 이사장 역임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전공과 상관없이 특정 분야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하고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김 전 이사장의 최근 몇 년간 활동을 지켜봤다는 한 분은 매월 환경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그 중에 황토염료와 같은 환경체험학습, 비오톱 강좌, 매년 환경 관련 책 발행, 환경보존과 관련된 실험 등을 했다는 것이다.
김 전 이사장이 대학에서 환경전공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본 유학 중에서 일본 시민단체의 활동을 보고 감명을 받아 귀국해 환경시민단체 운동에 뛰어든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보도로는 지난 2016년 7월 11일 아시아경제가 있다.
보도를 간추리면 시민생활환경회의는 세계 최초로 소주와 맥주를 이용해 만든 비누와 100% 약초와 해초를 이용해 만든 비누샴푸 개발의 성공, 2015년 7종의 친환경 비누 특허를 획득했다.
또 광주시의 상수원인 주암호와 동복호의 수질보전을 위해 인근 주민들에게 1천 톤이 넘는 친환경비누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 물 사랑 운동을 꾸준히 펼쳐 왔다.
아시아 개도국 11개국에 ‘미니비누플랜트’를 제작해 주는 등 국내외적으로 비누를 통한 환경운동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광주시 및 자치단체, 시 산하기관에서 비누교육 및 비누사전구매운동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고 했다.
2012년 광주매일신문에는 당시 김강렬 시민생활환경회의 신임 이사장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각종 대안적 환경운동을 벌인 것 중 창립 당시 비누공장을 만들어 폐식용유 등을 이용해 100톤에 달하는 비누를 제작, 기부한 일을 가장 보람찬 일로 손꼽았다”고 했다.
이밖에도 뉴스1에서는 2017년 11월 광주NGO센터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17 Asia생활환경포럼 광주味투어’를 개최하는 등 비누운동의 중요성과 잔반을 없애는 일본인들의 지혜를 알리는 데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면에서 김 전 이사장의 지역사회에 대한 환경 공헌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정황을 볼 때 이 시장과 김 전 이사장의 낙점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