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석현정-최경아 교수 "청백색 빛 아침잠 깨우고 생체리듬 유지"

빛의 색 변화에 따라 감성 지표와 멜라토닌 분비에 변화가 일어남을 확인

▲왼쪽부터 정현정 교수 최경아 연구교수 김태수 박사과정 석현정 교수 ⓒKAIST

숙면을 방해하는 푸른 빛이 직장인과 학생들의 고민인 아침 '잠을 깨우고 생체리듬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석현정 교수와 최경아 연구교수는 높은 색의 온도를 갖는 청백색(blue-enriched white)의 푸른 빛이 아침잠을 깨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디자인학과 소속 교수와 연구원이 참여해 순수과학 분야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디자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 연구 표본으로 평가된다.

기존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푸른 빛을 저녁이나 늦은 오후에 접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숙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것에만 주력했다.

그러나 석 교수 연구팀은 푸른 빛이 저녁에는 숙면에 방해될 수 있지만 오전에 쬐는 청백색의 빛은 인체를 잠에서 깨워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KAIST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호르몬과 타액 변화 등의 생리적 지표와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적 지표를 동시에 관찰한 결과 빛의 색 변화에 따라 감성 등을 나타낸 주관적 지표와 멜라토닌 분비에 변화가 일어남을 확인했다.

종전 학습 환경의 조명이 학생들의 학습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최경아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명의 빛깔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하루 주기와 접목해 더욱 심화된 결과를 얻었다.

석현정 교수는 “처음에는 단순히 조명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구성원들을 편하게 쉬게 해주려는 의도에서 시작해, 호텔이나 레스토랑, 모닥불 등의 조명에서는 편안해지고 흰색 조명에서는 긴장감이 발생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자 했다”며 “과학적 근거와 고도화를 통해 신뢰성이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학문마다 중요시하는 관점이 달라 디자인학자로서 자연과학의 기준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지만, 꼼꼼히 설계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인간 중심의 조명이 우리 일상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용될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최경아 연구교수는 “이와 같은 조명 시스템의 진화가 실내 건축물뿐 아니라 자동차 내부와 지하주차장 세탁기, 냉장고 등 각종 전자기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달력, 출장 앱과 연동한다면 자동 학습을 통해 인간의 생체리듬과 권장 수면시간 및 기상 시간에 맞춰 조명의 색과 세기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빛을 단순히 공간을 밝히는 용도를 넘어 사용자의 경험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도구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 연구”라며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우리 연구를 읽어주는 독자의 스펙트럼이 확대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월23일 자에 ‘Awakening effects of blue-enriched morning light exposure on university students’ physiological and subjective respons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