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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직영 급식…학교장 '버티기'-시교육청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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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직영 급식…학교장 '버티기'-시교육청 '면죄부'

시민단체, 서울시교육청 학교급식법 위반 고발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토록 한 학교급식법이 개정된 지 4년이 흘러 어느덧 전환 만료일이 다가왔지만, 여전히 서울시내 많은 학교에서 위탁 급식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학교급식법에 따르면, 일선 학교는 2010년 1월 19일까지 직영 급식 체제를 갖춰야 한다. 지난 2006년 CJ푸드 집단 식중독 사건을 비롯, 대부분의 급식 사고가 위탁 급식을 시행하는 학교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해 학교급식법을 개정한 결과다.

일선 학교의 계약 문제와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4년의 유예 기간을 둔 개정안이었지만, 여전히 서울 지역 상당수 학교가 직영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아직 위탁 업체에 급식을 맡기는 학교는 전국 약 740여 개에 이르고, 이 중 절반이 넘는 학교가 서울시에 있다. 서울시에서 아직까지 위탁 급식을 운영하는 학교는 총 565개로, 2009년 12월을 기준으로 전체의 10퍼센트에 불과한 57개 학교만이 직영 급식 전환을 신청한 상태다.

학교장 '버티기'-서울시교육청 직영 급식 전환 '뭉개기'

이처럼 직영 급식 전환이 지체되는 이유에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들며 '버티기'를 해온 일부 학교장의 반발도 있었지만, 서울시교육청이 전환 만료일을 보름 앞두고 직영 급식 전환을 유예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일 학교급식위원회를 열고 학교급식법 시행령에 위임한 '위탁 급식 불가피 사유'에 '1일 2식(중·석식)'을 제공하는 중·고교를 포함시켰다. 유예 기간은 2011년 2월 28일까지로 약 1년이 연장되었다.

현재 '1일 2식'을 제공하는 학교는 중학교 43개와 고등학교 225개로, 애초 학교급식법에 따라 급식 방법을 변경해야했던 중학교(297개)의 14퍼센트, 고등학교(262개)의 86퍼센트에 달한다.

▲ 청소년단체 활동가들이 19일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직영 급식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진보신당·시민단체 "서울시교육청 학교급식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

이에 직영 급식 전환을 촉구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직영 급식 전환을 거부해온 학교들의 불법 행위에 시교육청이 무더기로 면죄부를 준 것"며 반발해왔다.

19일 진보신당은 평등교육학부모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논평을 내고 "우리의 교육 현장이 서울시교육청의 권한 남용과 일선 교장들의 불법 행위에 의해 유린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을 학교급식법 위반 및 초중등교육법상의 권한 불이행을 이유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도 같은 이유로 20일 시교육청을 고발할 예정이다.

급식 문제의 당사자인 청소년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의회, 전국청소년학생연합 등 청소년단체 활동가 20여 명은 이날 오전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선 학교의 조속한 직영 급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청소년단체 회원들은 "현행 학교급식법은 오늘을 기점으로 직영 급식 전환을 의무화했지만, 일부 학교장들이 이를 거부하는 집단 행동을 보이고 교육 당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학생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이 눈 앞에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서 "우리는 닭발만 둥둥 떠다니는 닭발국이나 같은 재료를 돌려 사용하는 급식이 아니라, 안전하고 질 좋은 급식을 원한다"며 "급식 업체의 이해 관계나 학교장의 비교육적 사고에 의해 학생 기본권의 첫 출발인 직영 급식 전환이 불가능해져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유예 방침에 대해서도 "직영 급식 전환 미이행 학교에 교육청이 면죄부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시국 선언 교사들은 사정없이 처벌하면서, 온갖 불법을 자행한 학교장들에게는 불법을 준법으로 인정해주는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부영 서울시 교육위원이 지난 13~14일 서울시민 187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초·중·고 학생을 둔 학부모의 72.6퍼센트가 학교 급식의 직영 전환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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