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환자만 마주하는 그런 의사가 아니다. 산중(山中) 공부를 하다 그 공허가 싫어 속세로 도망 나온 듯 심신이 아픈 이웃들과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공유하는 주인공은 한의원 원장 정휘(56) 씨다.
“별난 인생이 뭐 특별할 게 있나요?”라고 되묻는 그는 “그냥 재미있게 살자며 살아온 것이 전부인데 주변사람들이 ‘별난 한의사’란 별칭을 달아줘 이젠 어쩔 수 없이 별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가 별난 한의사로 불리는 것은 '오지랖'이 넓은 것도 한 몫 한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살피고 침을 놓고 약을 처방하는 평범한 한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감이든 배든 밥상을 잘 차려야 먹음직스럽지않아요?”라고 묻는 그는 “세상사는 서로 간섭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SNS상에서의 간섭도 부족한지 수년전부터는 언론활동과 방송출연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크고작은 사안에 대해서도 약방의 감초격이다.
“웬만하면 진료실에 틀어박혀 있고 싶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피가 거꾸로 치솟을 지경인데 사안마다 소수약자들의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라며 그 이유를 둘러댄다.
맨날 밖으로만 쏘다니는 줄만 알았던 그가 어느 순간에는 진료실에 틀어박혀 한의학 공부에 몰두하면서 붙은 또다른 별칭이 있다. ‘웃음을 찾아주는 한의사’
수년 전부터 피부질환에 대한 자신의 연구결과 및 그 치유법을 정리해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면서 자신의 질환을 숨기고만 살 수 밖에 없었던 만성 피부질환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난치성 피부질환을 겪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이 병드는 것”이라는 그는 “아토피, 건선, 습진 등과 같은 난치성 피부질환자들의 고통은 의사도 가늠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자신의 몸에 직접 습진과 건선을 발생시키는 등 부단한 공부의 결과물이 난치성 피부질환자들에게 전해지면서 요즘에는 ‘남의 밥상’을 간섭할 시간적 여유는 줄었지만 “환자는 물론, 우리사회의 소수약자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한의사’가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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