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북한에 '무허가 방영' 소송검토 파문

<속보> "FIFA의 과잉반응은 냉전 해소에 역행"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경기를 녹화방송한 북한에게 '무허가 방송'을 이유로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FIFA는 3일 정례회견에서 북한이 월드컵 개막전 및 일부 경기를 방영한 것과 관련, "북한에 방영권을 갖고 있는 단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북한의 방송은 비록 녹화방송이라 할지라도 무허가 방영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FIFA는 "방영권을 갖고 있는 독일의 키르히 슈폴트의 의향을 물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해 법률적 소송까지도 검토중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부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밤 서울에서 지난달 31일 열린 월드컵 개막전인 프랑스-세네갈전을 녹화방송한 데 이어 2일에도 오후 10시20분부터 약 40분간 일본 니가타에서 1일 열린 아일랜드-카메룬전을 녹화방송했다. 북한은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직전까지 이번 대회에 대해 일체 보도를 하지 않았었다.

한편 FIFA의 이같은 소송 검토 발언과 관련, 일각에서는 북한의 월드컵 경기 녹화방송이 비록 방영권을 침해한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법적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적 관례를 무시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지나치게 문제삼는 것은 최근의 월드컵 판매 공석 사태를 비롯해 월드컵 개최 직전에 방영권사가 파산함으로써 1억달러이상의 손실을 입게 된 FIFA의 방만한 경영 등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에서 FIFA의 과잉반응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며 "더이상 이를 문제삼지 않는 대범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FIFA에게도 득이 되고 한반도 냉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