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 해제와 관련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주일 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이 실제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나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제재를 해제) 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반대편(북한)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북한이 해야 할 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비롯해 비핵화와 관련한 중대한 조치를 취해야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 실무 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적극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및 포석의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으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CBS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재 완화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 한다. 그렇게 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제재를 언급하면서 미국 역시 이전보다 강력한 상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김정은)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무언가 잘 풀리는 것을 보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꺼리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북한이) 무언가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김정은 위원장과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틀동안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좋은 회담으로 시작했고 이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추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단계적 접근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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