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5.18 폄훼 시도에 저도 함께 맞서겠다"

5.18 유족 등 광주 원로 만나 "저 또한 분노…심심한 위로"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광주 지역 원로들과 20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고 "진상 규명은 끝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약속과 함께 5.18 역사 폄훼 시도에 대해서는 저도 함께 맞서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부 망언이 계속된 데 대해 저 또한 분노를 느낀다"며 '5.18 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한 뒤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처받은 5.18 영령들과 희생자, 광주 시민들께 대통령으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 어머니회' 등 5.18 유족들이 자유한국당에 항의해 농성한 데 대해서는 "광주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5.18 역사 왜곡을 바로 잡으려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5.18이 광주만의 자부심이 아니라 전국민의 자부심, 기념 대상으로 승화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광주 지역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청와대

이날 간담회는 "5.18 진상 규명과 정신 계승에 대한 정부의 확고하고 일관된 의지를 전달하며, 5.18 단체와 광주 시민의 민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설명했다.

광주 원로들은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김순례 의원)" 등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해 성토했다고 한다. 김후식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우리는 괴물 집단도 아니고, 세금을 축내고 있지도 않다"며 "대통령께서 두 명의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을 재추천 요청한 것은 적절하고 의미 있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박경린 전 광주YWCA 사무총장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견디기 힘들었다.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찬 간담회에는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김정길 6.15광주본부 상임고문, 이홍길 전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고문, 김후식 5.18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 정동년 전 5.18광주민중항쟁단체연합 의장,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이강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고문,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 윤광장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행사에 대해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의원의 '5.18 망언'이 나온) 자유한국당 공청회와 무관하게 준비했었다"라며 "제가 정무수석에 임명된 이후 추진해 확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