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 있다. 광주 금남로 1가에 있는 전일빌딩이다.
곳곳에 총탄흔적이 남아있는 그 현장은 당시에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총을 쐈으며 헬기에서조차 건물을 향해 난사했다는 증거가 된다.
이러한 역사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이 이제 시민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 사업이 시작됐다.
5·18민주화운동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는 전일빌딩은 내년 3월께면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 시민의 문화공간, 문화산업의 혁신성장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광주광역시는 18일 전일빌딩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색다른 기공식을 가졌다. 바로 전일빌딩 옥상에서 5.18의 현장이었던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을 바라보며 기공식을 가진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장휘국 시교육감, 소영민 31사단장, 장병완, 송갑석, 천정배 등 지역 국회의원, 광주시의원, 5·18단체 관계자, 시민 및 사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영혼이 잎과 꽃으로 다시 피어나 함께 해달라는 의미의 식전공연과 전국국악영재대회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한 어린이 국악팀 풍물천지 아리솔의 무사고 완공을 기원하는 축하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섭 시장은 “전일빌딩은 옛 도청과 함께 5·18을 상징하는 대표적 역사공간으로, 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만행과 시민들의 항거와 도청의 최후 항쟁을 묵묵히 지켜본 오월의 목격자이다. 그 수많은 탄흔을 온몸으로 안고 있는 5·18 피해와 상처의 증언대로 5·18 4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3월이면 새롭게 태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광주의 과거를 기억하는 5·18 역사기념공간이자, 동시에 광주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하는 시민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일빌딩 새단장을 위한 사업은 국비 130억원과 시비 354억원 등 총 48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하1층 지상10층, 연면적 1만9321㎡ 규모로 5·18 40주년인 내년 3월께 재개관될 예정이다.
전일빌딩은 5·18 당시 헬기기총소사 흔적을 원형 보존하고, 5·18에 대한 왜곡, 증거, 진실을 만날 수 있는 5·18 기념공간과 함께, 도심 속 도서관과 시민생활문화센터, 남도관광마케팅센터, 시민사랑방 등이 구성된다.
또한 시민들이 다양한 활동의 장을 통해 현재의 광주와 광주시민을 만날 수 있는 시민문화공간, 광주 미래 먹거리인 문화산업 혁신성장 생태계조성을 위한 문화콘텐츠 기업과 창업센터를 집적한 광주콘텐츠 창작소가 들어선다.
가장 좋은 장소가 또 있다. 무등산과 광주도심을 조망하기 좋은 옥상은 시민들을 위한 휴게전망공간 및 소규모 공연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등 5·18의 아픈 상처를 지닌 전일빌딩은 광주를 기억하고, 만나고, 꿈꾸는 광주의 현재와 미래를 품은 기억의 공간(time cube)으로 거듭나게 된다.
전일빌딩은 지난 2011년 광주 도시공사가 매입한 이후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져왔다.
지난 2016년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착수하기 위해 전일빌딩 활용방안 기본조사 및 기획설계를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설계용역에 착수했으나, 착수 2개월여 만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총탄흔적이 발견되면서 원형보존 논란과 함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 기존 임차인들의 퇴거 불가 논란 등으로 한때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전문가, 5·18단체, 시민단체 및 문화콘텐츠 분야 관계자 등과 지속적인 협의 및 의견수렴을 통해 5·18 기념공간 조성계획 및 원형보존 방안을 수립하고 입주예정 용도의 배치, 동선계획, 콘텐츠 등을 설계에 반영해 설계용역을 마무리하고 이날 공사에 착수하게 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