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눈이 내리던 주말 16일, 오후엔 찬바람이 강하게 불기도 해 ‘5·18 공청회 망언’을 규탄하는 광주 범시민궐기대회가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1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자유한국당 3인 망언의원 퇴출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위한 광주범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궐기대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둔 여야 국회의원 등이 모였다.
대회 시작 전부터 모인 시민들은 차디찬 도로 바닥에 앉아 ‘자유한국당 사죄하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제명하라’ 등의 피켓팅을 든 시민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열기를 모았다.
이날 대회는 사전행사로 시민자유발언에 이어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해 오후 4시 5·18 왜곡에 앞장서 온 지만원 구속과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퇴출 등을 요구하는 발언과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이들의 영상, 공연, 퍼포먼스, 시민 결의,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이용섭 광주시장은 “1980년 총칼의 학살이 망언의 학살로 이어지고 있다"며 "광주시민 모두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또 “더 이상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법원과 검찰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의원 3명과 지만원씨를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벌하고 정치권이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윤리위원회는 세 의원을 하루빨리 제명 조치해주길 바란다”면서 “더 이상 5·18이 왜곡·폄훼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히 책임을 묻고 역사 왜곡 처벌법을 제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 등도 단상에 나와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 3명과 지만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이야기 했다”며 “5·18을 간첩들의 소행이고 5·18유공자를 괴물이라고 표현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괴물적 인식을 가진 3명과 국회의원을 같이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앞에 서서 못된 한국당의 버릇을 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 등 미완의 역사인 5·18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했다”며 “진상조사위 구성을 방해하던 자유한국당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을 연일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지만원은 반역사적 정치적 테러범이기에 즉각 구속해야 한다”며 “북한군 개입이라는 허무맹랑한 망언에 이어 5·18유가족에게 괴물이라고 한 한국당 의원 3명을 국회는 물론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민호 민중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존재하는 한 제2의 김진태·이종명·김순례는 반드시 나타난다”며 “자유한국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은 '망언, 자유한국당의 저의는 무엇인가' 주제발언을 통해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5·18을 부정하는 자유한국당과 지만원은 나라의 모든 법률·제도를 부정하는 반민주세력이자 반국가 집단"이라며 "한국당은 스스로 망언 국회의원 제명에 나서고, 역사관이 검증된 5·18 진상조사위원을 즉각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한성공회광주교회 청년회 등 학생·장애·청년·여성·노동·종교계 단체에서는 곳곳에서 ‘국회는 5·18 망언 국회의원들을 즉각 제명시켜라’ 등의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5월 및 시민 단체 관계자들은 금남로 변에 주먹밥나눔 텐트를 치고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며 5월 항쟁 당시의 기억을 시민들에게 심어주었다.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망언 국회의원 3명과 지만원씨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 행사를 연 데 이어 5·18 민주광장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광주 세무서까지 왕복 2㎞ 구간을 행진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 또는 국회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보수단체 4곳 회원 100여명은 검정색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채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기 3시간 전인 오후 1시께 금남로 4가에서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열었다.
이들은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전세버스를 대절해 집회 참여 인원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시위대를 에워쌌지만 5월 단체와 시민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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