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한 연설을 하던 중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다가 "사실, 이걸 말해도 될 거라 생각하는데,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가 삼가 일본을 대표해서 당신을 추천했다. 노벨평화상을 당신에게 주라고 그들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고맙다고 했다. 많은 다른 이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나는 아마 (노벨평화상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왜 받았는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오바마는 15초쯤 거기 있다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이라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한 뒤 "나는 아마 절대 받지 못할 것이다"라면서도 자신의 치적을 늘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문답 과정에서 아베 총리의 추천서가 5장짜리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추천서를 써준 이유에 대해 "일본 영공으로 (북한) 미사일이 지나갔고 경보가 발령됐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으로) 이제 갑자기 그들은 기분이 좋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내가 그걸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수상의 영예는 전쟁 성폭력 종식을 위해 헌신해온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와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에게 돌아갔다.
아베 총리가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폭로'에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혼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WP는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아베를 문 대통령과 정말로 헷갈렸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기조에 아베 총리가 종종 견해를 달리했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로부터 노벨평화상 추천을 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다수를 놀라게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천자를 혼동했을 가능성과 관련해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는 않았다.
아베 총리가 대북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민타로 오바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은 트위터를 통해 "아첨을 잘 받아들이는 것으로 여러 차례 입증된 한 남자를 상대로 사용할 만한 매우 재빠른 움직임"이라고 아베 총리의 행보를 평가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지난 12일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개인 219명과 기관은 85곳 등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구체적인 후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리스와 북마케도니아(옛 마케도니아)의 국호 분쟁을 끝낸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조란 자에브 북마케도니아 총리 등이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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