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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송 포커협회장 “도박중독 예방교육 초·중·고교부터 실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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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송 포커협회장 “도박중독 예방교육 초·중·고교부터 실시해야”

“도박 문제점 파악해야 사회적 병폐 개선 가능”

‘포커 챔피언’으로 잘 알려진 케빈송(62)은 “도박을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며 “도박은 무조건 나쁘니까 하지 말라는 강압적인 방법이 아니라 학생 때부터 도박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4년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제10회 다이아몬드 짐 브래디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무려 27회에 걸쳐 세계포커대회를 석권한 ‘세계 톱 10 포커챔피언’이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라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마카오, 필리핀은 물론 한국의 워커힐과 강원랜드에서 패가망신한 숱한 도박중독자를 목격한 그는 도박중독 예방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빈 송 세계 포커챔피언이 자신의 저서 '실전 포커'를 들고 있다. ⓒ프레시안

그는 “도박은 무조건 나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한국사회의 고정관념이 바뀌어야 한다”며 “도박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어야 사회적 병폐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도박중독 예방에 대한 철학을 들었다.

-포커챔피언이 도박중독 예방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미국에 발을 붙인지 10년이 지나 포커게임을 직업으로 삼기 시작했다. 우연하게 시작한 포커게임이 직업이 되었지만 철칙이 있었다. 자신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인 철칙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포커챔피언의 자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30년 가까이 카지노 주변에서 패가망신한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성격이 급한 한국인들은 쉽게 도박에 빠지고 빠른 시간에 망가지는 것을 숱하게 목격했다. 바카라 게임을 유독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그만큼 빨리 재산을 탕진하게 된다. 바카라는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카지노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종목이 바카라 게임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 당하지 않는다.”

-한국은 포커를 아직도 도박으로 생각하고 있다.

“포커는 철저하게 두뇌를 이용한 매력적인 스포츠 게임이다. 50년 역사를 가진 미국에서 포커대회는 미식축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홀덤 포커 챔피언십이 열리면 케이블TV에서 중계를 하고 시청률이 대단히 높다. 전 세계 대다수의 국가에서 포커를 합법 스포츠로 인정하고 있다. 확률과 다른 게이머들과 치열한 두뇌싸움이 승패를 좌우한다.

프로게이머로 잘 알려진 임요한 선수도 필리핀에서 열린 포커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이제 한국에서도 세계 포커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권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머리 회전이 빠르고 총명한 한국의 젊은 층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현재 한국에는 포커인구가 최소 300만이 넘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 게임을 도박으로 인식하고 있다.

“옛날부터 어른들이 도박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박은 인간의 본성이다. 게임은 전 세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초등학생은 물론 취학전 아이들도 모바일게임을 즐기며 자란다. 과거 대학생들의 도박중독과 게임중독이 사회문제가 되었지만 이제는 중고생은 물론 초등학생들의 도박과 게임중독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 2018년 전국 중고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위험집단 비율이 2015년에 비해 1.3%증가한 6.4%로 나타났다. 돈내기 게임을 한 경험도 47.8%에 달할 정도로 청소년 도박문제가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도박중독 예방교육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면 더 심각한 도박중독으로 내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책이 시급하다.”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이후 사회적 부작용에 논란이 많다.

“문제는 정부가 카지노 개장에 따른 문제점을 거의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박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리면서 내국인 출입카지노인 강원랜드를 허가했다. 문제는 지역경제 회생과 매출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카지노 지식과 경험이 없는 국민들이 도박으로 혼란에 빠지고 가정파탄과 노숙자로 전락하는 문제는 소홀했다. 카지노 출입일수 축소와 카지노 중독 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마와 스포츠토토 및 경륜 경정 등 국가가 허가해 운영 중인 다른 사행산업도 마찬가지다. 도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못하고 경마나 복권, 카지노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풍토가 문제다. 가족과 친구끼리 건전하게 즐기는 차원의 오락이 될 수 있는 분위기는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가능하다. 적은 돈을 투자해 게임을 즐기면서 돈을 따든 잃든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풍토 마련이 되어야 한다.”

-정부가 합법 사행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면서 불법이 급팽창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풍선효과라고 생각한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베팅과 게임조건 등은 외국 카지노와 비교해 매우 열악하다. 특히 매출을 강제로 규제하는 매출총량제 때문에 원정도박으로 인한 국부유출이 2017년 2조 5000억 원에서 2018년에는 5조 원으로 무려 2배나 급증한 당국의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합법에서는 1인당 최대 10만 원 베팅이 한도지만 불법은 수백만 원 수천만 원도 베팅이 가능하다.

스포츠토토는 합법보다 불법이 더욱 흥미있고 배당도 높기 때문에 불법이 훨씬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정부는 합법사행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불법사행산업은 양지로 끌어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불법사행산업의 연 매출이 200조 원을 넘는다. ‘카지노 왕국’이라는 마카오 연간 카지노 매출의 5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런 사실을 정부당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합법만 옭죄는 현행 제도는 당장 개선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도박중독 예방교육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 조례제정을 통해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보다 교육부에서 주관해야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서울과 대구 대전 등 5개 시도는 학생도박 예방교육을 위한 조례가 제정되고 부산과 인천, 경기도 등은 조례 제정안이 발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부터 중고교에 이르기까지 일정시간 도박의 문제점과 예방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청소년들은 물론 유아기부터 게임중독에 노출되어 있다. 정부차원에서 청소년들의 도박과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감안해 관련교육이 올해부터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홀덤포커협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는 케빈송은 한국에서 세계홀덤포커 출전 선수를 선발하는 예선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홀덤포커협회를 사비를 들여 설립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 도박문화의 왜곡된 현실과 사회적 부작용 개선에 고민하고 있다. 건전하고 올바른 도박문화 정착에 앞장 설 포부도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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