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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낡고 썩은 한국당"...복당설엔 "8명이 같이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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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낡고 썩은 한국당"...복당설엔 "8명이 같이 행동"

바른미래당 노선 갈등 최대 고비…호남계 "평화당과 힘 합쳐야"

국회 제3당(29석)이자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끝장토론'에 돌입했다. 유승민 전 대표 등 구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선명한 개혁보수정당'을 노선으로 제시했다. 반면 김동철·박주선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민생실용정당'을 주장하면서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제휴를 주장했다.

劉 "선명한 개혁보수 돼야…평화당과 통합? 있을 수 없는 일"

유승민 전 대표는 8일 경기 양평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 연찬회(워크숍) 토론회 첫 발제자로 나서서 "지금이라도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앞으로 있을 '제대로 된 보수' 재건의 주역이 우리 당이 되자"고 주장했다.

유 전 대표는 1,2부로 나뉘어 계획된 당 진로 관련 토론 1부가 끝난 후 기자 간담회를 갖고 "토론을 더 해봐야 한다. 당초에는 토론이 끝나고 나서 밤늦게라도 제 결론적 입장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면서도 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대표는 "제가 전(前) 공동대표를 지냈고 안철수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사람"이라며 "'보수도 진보도 다 좋다'는 애매한 입장으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민주당이나 정의당보다는 낡고 썩은 보수, 과거에 머물러 있는 자유한국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과 경쟁해서, 우리가 한국당보다 더 경제·안보를 잘 챙기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제대로 견제해서 실정을 바로잡는 강력한 개혁보수 야당이 되자고 (토론회에서) 주장했고 그 길이 우리가 갈 길이다"라며 "(그러나) 제가 주장한 길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평화당과의 통합·합당 논의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평화당과의 통합 내지 합당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17년 가을에 안철수 전 대표가 통합을 처음 제안했을 때, 내가 처음 꺼낸 얘기가 딱 2개였다. 하나는 '지역주의 정당, 호남 당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둘째는 '국가의 존망이 달린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 생각의 차이가 너무 커서는 같은 당을 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 평화당에 계시는 대부분의 분들과 같은 당을 할 수 없다'는 부분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8년 1월 18일에 안 전 대표와 제가 국민들 앞에 서서 천명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겠다'고 하고 개혁적 중도보수 정당으로 (바른미래당이) 창당됐기 때문에, 평화당 분들이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한, 또 그런 길을 걸어오지 않았던 분들이어서 통합은 있을 수 없다"고 재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바른미래당이 진보정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바른미래당의 많은 분들 생각은 '이 땅에 보수정치를 어떻게 새롭게 하느냐'에 가깝다. 이 당이 진보정당이라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창당 정신도 진보라는 정치 영역까지 같이 껴안을 수 있는지 안 전 대표와 치열한 토론을 했고 (그 결과) '우리는 중도 더하기 보수, 개혁적 중도보수다'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탈당설이나 한국당 복당설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에서 바른정당 출신이 탈당한 것은 이학재 의원이 마지막이었는데, 이 의원은 제가 10번도 넘게 말렸는데 워낙 입장이 확고해서 탈당을 했다"며 "저를 포함해 남아 있는 8명은 제가 보기에는 당장 무슨 추가 탈당, 이런 움직임은 전혀 없고 저희는 많은 토론을 하면서 어떤 선택을 하든 같이 움직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당 당권 레이스에서 '황교안 대세론'이 나오며 탈당·복당 생각을 접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한국당 돌아가는 상황과 제가 바른미래당에서 결정하는 것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한국당 상황이 저의 선택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는 당을 만든 책임이 있는 사람이고, 이 당이 잘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다. 제가 말하는 개혁보수의 길, 보수 재건 주도라는 것은 개인 생각이기도 하지만 '당이 그 방향으로 가면 국민들께서 이제 우리에게 마음을 줄 수 있지 않느냐'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보수통합 논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그는 "보수가 힘을 합치는 것은 바른미래당 지지도와는 관계없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바른미래당이 이렇게 지지를 받지 못해서는 당으로서의 생존 기반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 선명한 개혁보수 야당으로 가자는 것은 그래야 우리 당이 존재·생존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고, 한국당이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비판적인 정치세력과의 협력은 늘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국당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당 전당대회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한국 보수정치가 너무 극우화되고, 너무 특정인에 의존하고, 그렇게 과거에 발목이 잡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데에서 자신의 '개혁보수' 노선이 한국당과 차별점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개혁보수를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한국당과 어떻게 다른지가 제가 정치를 하는 목표가 아니다"라며 "무엇이 국가를 위해 옳은지(가 중요하)다. 그런 주장을 하다 보면 한국당과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다"고 했다. 향후 정치 일정을 재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앞으로는 만약 필요하다면 국가적 현안에 대해 제 입장을 밝히는 활동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김동철·박주선 "당 정체성은 보수-진보 아우르는 것…평화당과 힘 합쳐야"


반면 호남 중진 의원들은 유 전 대표와 명백하게 다른 주장을 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1부 토론이 끝난 후 가진 중간 브리핑에서 "김동철·박주선 의원은 '6월 지방선거 후 워크숍 토론을 통해 우리 당의 이념적 정체성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민생실용정당으로 정리됐다. 그 부분에 대해 의원들 간 상당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정체성 논쟁을 하기보다는 민생 실용 위주, 정책 위주로 구체적 정책을 갖고 이야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에 따르면, 김동철 의원은 평화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의 존재감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세력을 더 키우고 확대하는 것이 당 지지율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과거보다는 미래로 나아가는 노력이 좀더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당대당 통합을 주장한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변했다.

박주선 의원 역시 "당대당 통합은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두 정치)세력이 힘을 합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좀더 많은 지지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념 논쟁보다는 실용적으로 가자는 주장이 있었고(김동철·박주선), 한편으로는 당이 지향하는 바를 좀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유승민·유의동)는 주장이 나눠진 것"이라고 토론 전반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창당 정신은 통합'이라고 강조하며 당의 단합과 자강을 강조했지만 토론 참여자들은 "놀랄 정도로 솔직하게"(김관영) 각자의 주장을 펴며 정면 충돌한 셈이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현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평화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기본적인 당 정체성에 대한 생각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것'이라는 호남 중진들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유 대표 측이나 당 지도부, 호남 중진들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손 대표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경제의 길을 제대로 선택하지 못해, 시장과 기업을 위축시키는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제는 시장에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철학"을 연찬회 인사말에서 강조했다.

다만 "죽고사는 문제"(유승민)인 외교안보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꽤 큰 편이다. 손 대표는 "한반도에 평화의 길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며 "작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한반도 평화의 길이 금년 내 열리리라 생각한다. 평화와 비핵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했다.

반면 유 전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정상회담 등 대화 노력이 진짜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되면 저도 당연히 적극 지지하겠지만 아직 불안한 게 많고 두고봐야 한다"며 "비핵화 같은 것이 전혀 진전이 안 되고 있다. 안보에 대해 보수적 얘기를 하면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국민들이 싫어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잘 알지만, 안보는 한 치만 삐끗하면 존망의 기로에 선다"며 비판적 인식을 내보였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저녁 2부 토론에서 당의 진로 문제를 놓고 논의를 이어간다. 김 원내대표는 1부 토론 경과를 설명하며 "1시간 25분 동안 불과 7명 의원이 발언을 했다"며 "참석한 모든 의원과 최고위원까지 하면 24~25명인데, 전원 발언하기로 했기 때문에 상당히 늦은 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8일 바른미래당 연찬회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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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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