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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원랜드 수사 착수, 정가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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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검찰 강원랜드 수사 착수, 정가 초긴장

1천억 자금 여권으로 유출설 진상 조사차원

검찰이 마침내 강원랜드 수사에 착수했다.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은 29일 오전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사장 김광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2000년 10월 카지노 개장 이후 지난해말까지 영업실적 등에 대한 관련 서류와 감사실에 대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또 김광식대표이사와 영업지원본부장실 등 주요 임원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원랜드호텔 영업과 건설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압수 수색에는 대검 수사요원 5명과 영월지청 직원 20명이 동원됐으며 압수한 문건은 5t트럭 1대 분량이다.

춘천지검측은 "강원랜드가 거액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소문이 무성한데다 일부 언론에서 VIP고객 회계장부를 조작해 거액을 빼돌렸다고 보도함에 따라 영월지청에 지시를 내렸다"고 압수수색 배경을 밝혔다.

***내일신문의 자금유출 의혹 제기**

강원랜드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곳은 내일신문으로, 26일 밤 강원랜드로부터의 자금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내일신문이 자체 입수한 '지불금 현황' 자료를 토대로 26일 제기한 의혹에 따르면, 지난해 5월27일 카지노에서 3천5백60만원을 잃은 강모(41·회사원)씨가 오히려 10여 차례에 걸쳐 7억5천여만원 어치의 칩을 현금화한 것으로 정반대로 장부에 기재돼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강씨가 지난해 5월27일 오후 4시37분 1백만원짜리 칩 22개를 비롯,다음날 새벽 2시44분까지 1백개씩 6차례 바꾸는 등 1백만원짜리 칩 7백49개를 포함해 7억 5천여만원을 환전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이와 관련, "그렇게 많은 액수를 환전한 적이 없으며 그렇게 자주 바꾼다는 것도 있을 수 없다.누군가 장부를조작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같은 보도가 나간 직후인 28일 강원랜드측은 즉각 해명서를 내고 "전혀 사실무근으로 해당 신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원랜드는 해명서에서 "강씨는 지난해 5월27일 VIP룸에서 테이블 게임을 하면서 총 6회에 걸쳐 칩을 현금으로 교환했으며 이때 누적 환전액이 7억 5천만원, 현금을 칩으로 교환한 누적 드롭이 7억8천5백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강원랜드는 두 누적액의 차액인 3천5백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는 28일 공시에도 같은 내용을 밝혔다.

내일신문은 그러나 강원랜드의 해명은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내일신문이 입수한, 강씨에 대한 또다른 자료인 'VIP고객 평가보고서(Player Rating Transaction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5월27일 강씨는 1억7천만원, 3천9백만원, 2백만원, 7백60만원 등 모두 네차례에 걸쳐 2억1천8백60만원 어치의 칩을 산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강원랜드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강씨가 테이블에서 현금을 칩으로 7억8천5백만원 어치 교환했다"고 거짓 해명했다는 것이다. 특히 "처음 7백60만원으로 게임을 시작, 1천5백만원을 딴 직후 2천2백75만원의 칩을 환전했다"면서 갖고 있던 칩보다 15만원이나 초과해 환전했다는 앞뒤 안맞는 자료를 내놓았다는 게 내일신문이 제기하고 있는 자료조작 의혹이다.
내일신문은 강원랜드측이 26일 간부들의 잇단 숙의 끝에 내놓은 자료가 허위로 드러남으로써 매출조작에 간부들 상당수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일신문은 또한 카지노 회계장부인 '지불금 현황'이 2001년 4월까지 6개월분이 없어졌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회계장부인 '일일집계표'의 2개월분이 2000년 12월중에 일괄적으로 재작성된 점을 지목해 조직적인 장부파기가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천억 자금, 여권으로 유출 의혹 제기**

강원랜드 의혹은 당연히 야당의 의혹 해명 공세를 초래하고 있다.

내일신문 보도를 접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총무는 27일 "강원랜드의 스몰카지노와 부대시설에 지난해에만 2천억원이 투입되는 등 시설투자에 9천억원이 들었다"며 "시설투자 과정에 권력실세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이날 별도성명을 통해 "강원랜드가 현 정권의 정치자금 창구이며 민주당의 대선자금이 카지노에서 나온다는 소문이 진작부터 무성했다"며 검찰의 즉각 수사를 촉구했었다.

한나라당 카지노비리진상조사단장인 김일윤 의원도 28일"개장 직후부터 2000년 12월 9일까지 한번 입력한 매출액을 1백49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수정했다"면서 "매출 전산입력을 조작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카지노 전산입력의 1차적 자료인 일일집계표조차 2000년 12월중에 집중적으로 재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매출 전산입력 조작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일일집계표와 같은 회계장부는 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전산에 입력된 수치의 진실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전산입력의 기초자료는 전산조작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반드시 보관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내일신문에 따르면, 회계업무에 관계하는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가 "팀장의 지시로 12월중에 일괄 정리했으며, 근무 일정표를 참고로 해 서명을 했다"면서 "그래서 동일인의 글씨체로 작성돼 있어 사후에 작성된 사실은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내일신문은 특히 강원랜드의 한 임원의 말을 인용, 매출조작을 통한 유출의 규모를 1천억원대로 추산한다고 밝혀 정치적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는 내일신문이 '고객의 이름을 도용해 매출액을 조작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지난 29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요청을 한데 이어 이 신문사 장명국 발행인과 안병준 편집국장, 홍장기 기자 등 3명을 명예훼손혐의로 영월지청에 고발키로 했다.

한편 강원랜드의 김광식 사장은 99년 취임 이래 정치권 실세뿐만 아니라 현역 의원들과도 두루 접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계속 제기돼 왔다.
카지노 개장 이래 거액의 정치자금 또는 통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강원랜드와 관련, 그 비리가 꼬리를 드러낸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강원랜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지난해에도 종업원들에게 주는 팁의 일종인 '팝콘' 유용과 관련, 영업부장을 수사하면서 매출액 등 관련 장부를 가져다가 수사를 벌였으나 정씨의 횡령사실만 밝혀냈을 뿐 매출액 조작 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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