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지수가 14위에서 2위로 껑충 올라간 도시가 있다.
특별히 교통문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인 것도 아닌데 이처럼 지수가 큰 폭으로 올라갔다.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갑자기 높아진 것으로 해석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광주광역시는 7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실시한 ‘2018년 교통문화지수 평가’에서 전국 순위는 제주도에 이어 2위로, 전년도 전국 14위보다 12계단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또 특·광역시 중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이 (주)리서치랩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8일 사이에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등 8가지의 운전행태,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 등 3가지 항목의 보행행태, 지자체 교통안전 전문성 확보여부 등 7가지 항목의 교통안전을 조사한 결과이다.
이 결과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면 광주의 교통문화 수준은 이제 탄탄대로에 있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올해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도시로서 세계에 ‘문화도시 광주’를 알리는 가장 발 빠른 일이기 때문이다.
발표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렇다. 우리나라의 연도별 교통문화지수는 2014년 76.70에서 2015년 78.11, 2016년 81.38, 2017년 81.56이고 올해는 83.20(새로운 지수 75.25)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광주는 새로운 지수를 적용할 때 제주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80점대를 넘어선 81.17을 차지했다.
5개 자치구별로 고른 지수를 보였는데 남구가 81.56으로 특광역시 자치구 중 9위, 광산구가 81.34로 11위, 동구가 81.27로 12위, 서구가 81.20으로 13위, 북구가 80.87로 12위를 차지했다.
광주의 교통문화지수 항목별로 어느 수준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보고서를 꼼꼼히 찾아봤다.
8가지 항목을 측정한 운전행태는 55점 가운데 45.56으로 17개 시도 중 10위인 C등급, 3가지 항목의 보행행태는 20점 가운데 16.60으로 9위인 C등급, 7가지 항목의 교통안전은 25점 가운데 19.01로 2위인 A등급이었다.
항목별 지수를 보면 운전행태는 전국 평균인 45.61에도 못미쳤고 보행행태는 전국 평균 16.53을 살짝 넘어선 수준이었다. 도로 현장의 교통문화는 '꽝'이라는 것이다.
A등급을 차지한 교통안전은 어땠길래 2위로 나타났을까. 이 자료는 수집가능한 최근 조사자료로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자료이다.
이를 한걸음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단 광주는 교통안전 정책과 예산 등에서 타시도에 비해 교통안전 이행수준이 월등히 높았다. 13점 기준의 교통안전 실태는 전국 평균이 3.94인 반면 광주는 무려 10.11로 제주보다 높은 1위를 차지했다. 바람직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2점 기준의 교통사고 발생 정도는 전국 평균이 9.16으로 광주는 8.90으로 13위였다. 사고가 제법 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구 및 도로연장당 자동차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0.76명으로 전국 평균 1.25명보다 크게 낮았다. 반면 인구 및 도로연장당 보행자 사망자수가 1.05명으로 전국 평균 0.75명보다 높았고, 사업용 자동차 대수 및 도로연장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3.72명으로 전국 평균 2.49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광주의 교통문화지수가 껑충 뛴 것은 교통안전 지수의 점수가 높은 것이 반영된 때문이었다. 도로상에서의 교통문화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분석 결과이다.
다행히 이러한 교통사고 가운데도 지난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바람직스러운 결과이다.
이러한 분석을 볼 때 광주시가 지향해야 할 것은 ‘교통문화지수 특광역시 중 1위’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심도 있는 결과 분석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시의 정책과 예산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로 현장에서 교통안전 기초질서 등 교통사고를 줄이는 노력과 사업용 자동차의 안전운전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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