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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팔, 뇌물 제공으로 FX에서 자동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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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팔, 뇌물 제공으로 FX에서 자동탈락?

미국 보잉의 F15 선정 가능성 높아져

내달 중순 기종선정을 앞두고 있는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이 예상치 못한 라팔사의 뇌물 제공 의혹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뇌물 제공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라팔사는 차세대전투기 사업에서 자동탈락되며, 그 결과 미국 보잉사의 F15가 차세대전투기로 선정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방부의 외압을 공개했다가 뇌물 수수 의혹으로 전격구속된 조모대령(공사 23기)에 대한 조사 및 구속 과정이 이례적으로 신속하며, 밝혀진 뇌물 수수 규모도 군수물자 로비 의혹으로 보기에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쏘사 초조, 보잉사 여유만만**

공군 검찰부는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보잉사의 F-15K를 차세대전투기로 선정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MBC TV에 폭로했던 조모대령을 지난 9일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구속했다.

기무사 조사에 따르면, 조 대령은 2년간 6차례에 걸쳐 총 1천1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라팔 제조사인 프랑스 다쏘사의 한국측 대행사로부터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동안 기술력이나 기술이전 조건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다쏘사는 대단히 불리한 위치로 전락할 전망이다.

지난달 9일 국방부가 4개 업체와 교환한 가계약서에는 '각 업체의 어떤 개인이나 간부, 에이전트 또는 그 업체를 위해서 일하는 어떤 사람도 FX사업과 관련된 어떤 사람에게도 불법적인 목적으로 대한민국 법에 금지된 어떠한 지불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어떤 뇌물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는 조항이 들어있고 '불법로비로 확인되면 구매자는 계약의 전부나 일부를 취소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뇌물수수와 관련하여 다쏘사 관계자는 11일"12일중 성명을 통해 오해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하고 "상황이 급박하게 (불리한 방향으로) 변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쏘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2년간 1천1백만원을 준 것을 우리사회의 관행으로 볼 때 뇌물로 보기는 힘들지만 국민정서상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군측의 공식 발표가 난 만큼 수사상황과 국방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라팔과 함께 최종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던 F-15K의 제조사인 보잉사 관계자는 "단순한 홍보 사항 외에는 계약이나 국방부측 결정에 대해 의견이나 의의를 제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전적으로 국방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여유있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전투기 선정 작업에 실질적인 결정권을 지니고 있는 국방부 획득실의 한 간부는 "현재 전투기 자체의 성능에 대해서만 조사하여 평가할 뿐 다른 돌발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힘든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견임을 전제로 "뇌물수수는 신문에도 보도된 사실이므로 완전히 탈락을 시키지는 않더라도 점수를 감점하거나 다른 불이익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라팔이 탈락했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할 수 없다"면서도 "가계약 조건을 우리 형법대로 해석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뇌물수수가 사실로 밝혀지면 라팔이 선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단순 로비로 보기엔 뭔가 미심쩍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뭔가 미심쩍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군사평론가 김삼석씨는 "다른 경쟁사의 음모나 역로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며 "실제 성능비교에서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라팔이 선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무기 에이전시는 "4조~5조원의 천문학적 거금이 오가는 차세대전투기 사업을 둘러싸고 미국 보잉사나 프랑스 다쏘사가 사활을 건 로비전을 펼치고 있는 마당에 금품이 오갈 개연성은 충분하다"면서도 "그러나 계약성사시 수수료만 수천억원대에 달할 이번 거대사업에서 조모대령이 2년간 겨우 1천1백만원을 받았다는 대목을 곧바로 다쏘사의 뇌물 로비로 연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0년대 중반이래 선진국들 사이에서 무기거래 사전로비를 엄격히 규제하면서 에이전시가 본사로부터 어드밴스 피(사전수수료)를 받고 금품을 뿌리던 관행은 거의 사라졌다"며 "군의 보다 객관적 수사가 뒤따라야 불필요한 의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예비역 관계자도 "조대령이 다쏘사 로비를 받고 의도적으로 보잉사를 죽이기 위해 MBC에 양심선언을 했다는 대목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기무사가 어떻게 조씨 연행후 이틀만에 신속하게 1천1백만원의 뇌물 수수 사실을 파헤쳤는지도 의문이 가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조대령이 돈을 받고 양심선언을 한 것이라면 멍청이같이 받은 돈을 금방 들키게 보관했겠느냐"며 "보다 객관적인 조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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