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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드루킹 주장 거의 다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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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드루킹 주장 거의 다 받아들였다

법원, '댓글 지시 받고,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 받았다'는 드루킹 주장 인정

김경수 경남지사가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2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해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형이 선고된 부분에 대해선 구속 영장을 발부해 법정에서 구속했다.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진 지 5개월 만의 판결이다.

앞서 오전에 열린 '드루킹’ 김동원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도 재판부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017년 대선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여론을 주도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쪽 재판부 모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정치적 의도와 영향력을 인정, 김 지사가 드루킹과 함께 댓글 조작의 '공범’으로 본 셈이다.

재판부는 허익범 특별검사팀과 드루킹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드루킹은 김 전 지사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고, 그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드루킹의 진술을 토대로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 사조직을 동원할 수 있고 공직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일탈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개발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해 "인사 추천이 무산되니까 그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반발했던 일부 온라인 지지자들의 일탈 행위"라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날 김 지사가 사이버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일명 '킹크랩’의 시연을 본 뒤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승인 또는 동의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을 이용해 조직적인 방법으로 댓글 조작을 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식했으며 선거 이후에도 수시로 댓글 작업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나아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에게 댓글작업의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을 했다고 판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김 지사와 드루킹이 휴대전화 메신저 등을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 등이 결정적인 증거로 쓰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한 포탈서비스 업무방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건전한 여론형성 심각하게 저해, 유권자들의 판단 과정에 개입해서 정치적 결정을 왜곡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래돼선 안되는 공직을 제안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후 조작이 불가한 여러 객관적인 물증과 외부 진술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킹크랩 시연 본 것을 부인했고 경공모는 단순한 지지자라고 일관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에게 범죄 사실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2018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직접 선거운동에 나아가진 않았고 △피고인이 제안한 센다이 총영사 직도 곧바로 거절돼서 실제로 추진되지 않은 점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거나, 일반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화된다. 따라서 이날 1심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된다.

김 지사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혓다. 김 지사 측 김경수(동명이인) 변호사는 이날 김 지사가 직접 작성한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 지사는 "설마하고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됐다"며 "양승태 전 대법관과 (1심) 재판부가 특수 관계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은 외면한 채 특검 주장만 받아들인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에 파견됐던 이력을 언급한 것이다.


김 지사는 "긴 싸움을 시작하겠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 이어갈 것이며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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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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