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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기, 한국엔 호기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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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기, 한국엔 호기일 수도

단기적 동반위기, 중기적으론 외자유입 기대

일본발 금융위기가 현실로 나타나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까. 최근 국내 경제계의 최대 관심사이다.

만약 일본발(發) 금융위기가 '세계공황적 위기'로 발전한다면 상황은 최악일 것이다. IMF사태후 4년간 우리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 성과가 남달랐다고는 하나 세계공황적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만한 수준까지 오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공황적 상황까지 발전하지 않는다면 도리어 '한국 차별화'의 결정적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으리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요컨대 한국은 일본 상황에 개의치 말고 당면한 금융ㆍ기업 구조조정에 한층 박차를 가해 차제에 일본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빠르게 진행중인 '일본과의 한국 차별화'**

일본과의 차별화는 국제사회에서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8일자 '서울의 교훈'이라는 컬럼에서 "일본 정치인은 한국에서 구조조정을 배우라"고 썼을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2일 발표한 1백20쪽 분량의 한국 보고서에서 한국의 금융구조조정을 높게 평가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로 상향조정한 것도 이런 국제사회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IMF는 지난해말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25%로 전망했었다.

일본에 대해 13일 국가신용등급 하향을 경고해 일본열도를 뒤흔든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유독 한국에 대해서는 3개월이내에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약속했다. 종전같으면 일본과 한국을 한 묶음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두 나라를 따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무디스가 일본에 대해 신용등급을 계속 낮추고, 한국의 신용등급은 계속 올릴 경우 상반기중 일본과 한국의 신용등급이 같은 수준이 되고 앞으로는 한국의 신용등급이 일본을 앞지를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한국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일본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국제사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단기적으론 악재, 중기적으로는 도리어 호재**

일본의 금융위기가 세계공황적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다 할지라도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본 엔화 약세에 따른 한국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장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지난 8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일본 대장성의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 목표가 1백35~1백50엔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는 1백40엔일 경우 원화 환율은 1천4백3원, 1백50엔일 경우는 1천5백17원까지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모건 스탠리 전망대로 원화 환율이 움직일 경우 우선적으로 우려되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다.

원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원유수입가 등 수입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금리동결 정책을 취하고 있는 한국은행에도 적잖은 금리인상 압박이 가해지면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날 위험성이 크다.

또한 원화환율이 계속 평가절하될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성도 상존한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번 위기에 정공법으로 대처할 경우 도리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원화 환율이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자금 이탈 등으로 금융시장 혼란이 우려되기도 하나 우리가 제대로만 대처하면 상황은 오히려 호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의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이 내부 기득권층의 저항에 부딪쳐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IMF사태후 한국이 해온 구조조정에 대한 세계의 평가가 새로와지고 있다"며 "우리가 한층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경우 일시적으로 높아진 원화환율은 향후 환차익을 계산한 신규 외국자금의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0대1' 룰이 깨져도 견딜 수 있어야**

본질적 문제는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이다. 외국계 투자자금이 국내로 몰려들 경우 원화와 엔화 환율간의 전통적인 '10대1' 룰은 깨질 것이다.

만약 '10대1' 환율이 '9대1' '8대1'로 낮아질 경우에도 한국경제는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이 벽을 돌파할 수 있다면 한국경제와 일본경제간 차별화는 한층 뚜렷해지고, 한국경제의 도약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일본의 금융위기에서 한국경제가 얻는 차익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리 사회가 일본 금융위기를 계기로 한층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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