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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윤일 아르곤연구소 석학연구원 "세계는지금 원자력 에너지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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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뷰]장윤일 아르곤연구소 석학연구원 "세계는지금 원자력 에너지 르네상스"

"미래 전력수요 감당할 원자력은 에너지 시장에서 ‘대안이 없는 대안’이라는 것이 정설"

▲ 미 아르곤연구소 석학연구원인 장윤일 박사가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원자력에너지의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육심무 기자)

미국 시카고에 있는 아르곤국립연구소는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곳이다. 파괴의 상징이었던 원자력을 인류 문명 발전의 디딤돌인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탄생시킨 이 연구소는 현재는 연구원 3천여 명이 다양한 분야의 에너지원과 기초 과학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서울대 원자력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석학 연구원이자 소듐냉각증식원자로 개발을 총 잭임자 장윤일(76) 박사는 미국 과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상을 받은 원자력 학계의 거두이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 공학과 초빙으로 대전에 온 장윤일 아르곤연구소 석학연구원을 만나 세계 원자력의 전망과 우리의 과제 등에 대해 들어본다.

프레시안 : 한국과 인류의 미래 에너지로 원자력이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계신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장윤일 : 현재 경제의 엔진이라고 일는 전기 에너지는 지난 50 년 동안 GDP 성장에 비례해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요. 세계 적인 증가 추세를 감안해 추산해 볼 때 2050년 전력 수요는 현재 보다 2.5 배, 2100년에는 4 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인류는 발전 방법을 고르고 선택할 여유가 별로 없어요. 우리는 석탄, 천연 가스, 석유, 원자력, 수력, 태양, 풍력, 바이오매스 등 모든 에너지원을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석탄에서 시작해 석유와 천연가스 등 매장 에너지원 들은 모두 유한하고 고갈될 시점까지 예측할 수 있지요.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는 대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선결 조건들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두뇌에서 탄생한 원자력 에너지는 전력 생산 방법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원자재 및 토지를 가장 적게 사용하는 발전 방식입니다. 온실가스와 요즘 관심이 집중되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과 온실 가스 발생도 다른 발전 방식에 비해 거의 없고, 급증하는 전력 소비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기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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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 원자력 에너지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

장윤일 : 첫 번째는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천연자원의 보유량이 많지 않은 한국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에 비해 원자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 자원이었습니다. 에너지별 발전 원가를 원자력 발전에 대비해 보면 LNG는 3.5배, 풍력 3.4배, 태양광은 4.6배가 더 비싸고요. 원자력 발전 원가에는 사용 후 연료 처분 비용과 제염 해체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비용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기금에 적립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를 비교해 봐도 원자력이 압도적입니다. 1톤의 핵분열은 350만톤의 석탄 연소와 동등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화석연료와 달리 대기 오염이나 미세 먼지 없이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원자력보다 석탄은 30배, 천연가스는 20배 정도이며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철강 요구량은 원자력보다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소는 10배 이상, 태양열 발전소는 50배 이상이 필요합니다. 토지 이용 면적은 원자력보다 태양광 발전이 50배, 풍력은 400배가 필요하므로 원자력은 모든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공급 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지요. 또 태양광과 풍력은 전력 저장과 조절 등에 한계가 있어, 한국과 같이 폐쇄된 전력 시장에서 시간대 별로 초과 또는 부족한 전력의 관리가 어려워 장점을 대부분 상쇄해버려요.

프레시안 :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에 대한 환경단체의 경고음과 주민들의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윤일 : 방사능에 대한 그릇된 내용들이 사실인양 너무 많이 퍼져 있습니다. 자연 방사능은 지표에서도 라돈 가스로 올라오고, 하늘에서 우주 방사선으로 내려오고, 마시는 물, 먹는 음식은 물론 우리 몸체 안에도 나옵니다. 또 일상용품이나 방사선 치료 받을 때 등 우리 몸과 주변에 어디에나 방사능이 있고, 우리와 같이 살고 있어요.

이란 람사르처럼 자연 방사능 양이 한국보다 100배가 높은 지역이 있고 세계 곳곳에 10배 이상 높은 지역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이 평균보다 높아서 Radiation Hormesis 라고 불리지요. 즉 어느 정도의 낮은 방사선은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는 설이지만, 학술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세계 원전 주변의 방사능 양을 측정해 보면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는 방사능의 평균보다 오히려 낮게 나옵니다.
▲장윤일 아르곤연구소 석학연구원 ⓒ프레시안(육심무 기자)

프레시안 :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로 인해 원전에 대한 공포와 부정적인 의견이 커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장윤일 : 원전이 안전한가 하는 문제에 관하여 두 가지의 크게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원전 폭발로 희생된 사람은 없다는 점이지요. 2만명 정도의 사망자와 실종자는 일본 역사상 가장 컸던 지진과 쓰나미 때문이었고, 엄밀히 말해 원자로 사고로 인한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사고 초기 아무런 대비 없이오염원을 처리하러 들어갔던 직원 한 명은 방사선 피폭이 사망원인으로 알려졌습다.

중요한 점은 원자력 발전으로 인하여 배출되는 방사선의 양이 자연 방사능의 10만 분의 1 정도이고 후쿠시마, 체르노빌 같은 대형사고 시에도 주변에서의 피폭량은 대기중 방사능의 10배 정도로 건강에 피해가 없는 수준이었지요. 건강에 문제가 되는 수준은 기존의 100배 정도의 방사능이 있어야 하며 원자로 주변의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라며 잡힌 통계들은 과학적으로 정확한 근거가 없습니다.

둘째로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에 맹점이 있어요. 후쿠시마의 9.0 지진과 경주의 5.8 지진 폭의 차이가 두 배 정도 되는 것이 아니고, 10의 9승과 10의 5.6승의 차이, 즉 1600배의 차이지요. 여기에 파괴력(Energy Released)은 1600의 1.5 자승, 즉 64000배의 차이로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밖에 표현할 말이 없어요. 후쿠시마 원전들도 엄밀히 분석하면 지진을 못 견딘 것이 아니라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원자로 3기의 Diesel generator oil tank가 쓸려 내려가서 발생한 일이었어요.
33년 전 체르노빌 원전사고에서는 증기 폭발과 흑연 감속재 화재로 인해 노출된 노심을 차단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헬리콥터 저공비행을 한 조종사 200여 명 중 42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프레시안 : 미래형 원전인 소디움냉각증식원자에 관해 설명해주신다면.

장윤일 : 현재 상업용 원전은 우라늄 자원의 0.6 %만을 활용하고 있으며 99.4%는 사용 후 연료나 방사능 폐기물 등으로 처분해야 하지요. 스웨덴은 19억년 전에 생성된 깊은 암반에 500m 깊이 지하에 직접 처분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에 매립 처분하고 있지요.
하지만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개발한 소디움냉각증식원자로의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사용 후 핵연료에 있는 반감기가 긴 원소를 추출해 고속로에서 연소시켜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170배까지 확장 가능해요. 또 남은 폐기물의 반감기도 줄일 수 있어 처분장 건설 및 관리 부담이 크게 경감됩니다. 이 방법은 현재 미국 아르곤 연구소와 한국만이 공유하고 있으며, 미래 전력 수요 증가를 감당 할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프레시안 : 한국 과학자들, 특히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정년퇴직 제도로 우수한 인재가 조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데.

장윤일 : 미국인에서는 일정한 나이가 되었다고 직업을 그만두게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어서 능력만 있다면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나이에 의한 퇴직 강요는 차별이라는 판단에 의한 것인데 일만 잘 할수 있다면 직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지요. 나만 해도 나이가 76세인데 연구소에서 근력을 필요로 하는 육체 노동자가 아닌 만큼 연구 능력이 있다고 인정해 나이에 전혀 구애받지않고 일하고 있지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경우 61세 정년퇴직을 한다고 들었어요. 미국의 연구원이라면 61세면 아직 한창일 나이인데 그만둬야 한다니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국가적으로 큰 낭비가 아닐 수 없어요.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과학자들에게 중국 등 원자력 기술 개발에 국가적 지원들 등에 업은 기업들이 몇배의 연봉을 제시하며 유혹하는 것이지요.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경쟁 국가에 선두 자리를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커요.

프레시안 : 한국은 현 정부들어 원전 중단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하는 등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요?

장윤일 :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원자력은 에너지 시장에서 ‘대안이 없는 대안’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독일이 유일하게 완전한 탈원전 정책을 추구하는 것과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부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요. 최근 인도와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및 우크라이나에 약 80개의 신규 원전이 건설되었고, 향우 10년 안에 중국과 다른 19개국은 10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를 비롯해 중동 지역 등 30여 국가에서 처음으로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5번째로 원자력 발전소가 많은 나라이며 미국에서도 한국의 원전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이러한 원자력 르네상스는 미래의 전력 수요 증가를 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원자력 공학 분야에 대한 전문 인력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인 만큼 이 분야에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지원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국내가 아니라도 세계가 원자력 전문 인력을 최소한 백년 이상 필요로 할 것예요.

프레시안 : 더 조언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징윤일 : 앞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고속로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기술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원자력연구원의 PGSFR(제4세대 원전 고속로)프로젝트는 2012년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로 시작되었요. 원래 계획은 2020년까지 설계 인가를 받고, 2028년까지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성공적인 고속로 기술 이전에도 불구하고 과학외적인 요소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예요.

중국과 인도는 고속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5~6년 안에 한국의 원전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먼저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실증하기 위해 고속로 프로젝트는 재가동되어야 하며 30년 후 한국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원자력 기술의 성공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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