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한진칼 대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여부가 내달 1일 결정된다.
2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월 1일 오전 8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을 행사할지 결정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이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7.34%를 확보한 3대 주주다.
횡령·배임,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일탈행위와 이를 막지 못한 이사회에 어떤 칼을 빼 들지 관심사다.
이는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도입 이후 국민연금의 첫 '경영참여' 사례가 될 수 있어 기업에서도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대표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사외이사 한 명도 임기가 끝난다.
한진칼에서는 석태수 대표를 비롯한 등기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난다.
조양호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의결권 행사 방침은 어렵지 않게 결정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에도 '과도한 연임'을 이유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대한 이사해임 제안, 사외이사 추천,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의 손실을 입힌 사람의 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변경 제안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일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에서는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총 위원 9명이 의견을 밝힌 가운데,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찬성 2명, 반대 7명이었고, 한진칼에 대해서는 찬성 4명, 반대 5명이었다.
찬성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반대 측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폈다.
현재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자본시장법상 수탁자 책임활동을 하려면 '경영참여'로 변경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지분 1% 이상 변동 때 5일 이내 신고해야 하고, 6개월 이내 발생한 매매차익은 반환해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분 10% 이상을 보유 중인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참여를 할 경우 단기매매차익 반환에 1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경영참여 선언 시 목적 달성은 어렵지만 단기매매차익 반환, 투자전략 노출 등 손해는 분명해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한진사태'를 기회로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어야 할 때라는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당장에는 손해가 생기더라도 적극적 주주권행사로 오너리스크 제거, 지배구조 개선 기반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주가가 오르게 되면 국민연금의 '장기수익성 제고' 목표에 부합하게 된다"며 "기금위에서는 현실적 문제와 장기적 기대 등을 합쳐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위는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 인사 5명, 외부 추천인사 1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금위는 합의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표 대결을 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주주권행사 방향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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