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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량, 미세먼지 재난에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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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량, 미세먼지 재난에 예외일 수 없다

[기고] 경찰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안전에 있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 미세먼지는 재난으로 인식될 만큼 매일같이 우리들의 삶의 질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가 됐다.

모든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경찰 조직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도 국회 앞을 비롯해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경찰 차량들은 1년 열두 달을 계속 24시간 내내 한시도 쉬지 않고 미세먼지 배기가스를 내뿜고 있다. 더구나 지금 도로변에 배치된 경찰 차량들은 미세먼지 중에서도 가장 해로운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경유 차량이다.

시민 친화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경찰로 거듭나야

국회 앞에는 택시기사 집회를 계기로 해 이전보다 몇 배나 많은 경찰차량이 곳곳에 배치됐다. 그 뒤 택시기사들이 사회적 대타협기구 참여를 선언했지만 경찰차량은 여전히 철수하지 않은 채 미세먼지를 계속 배출하고 있다. 며칠 전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도 경찰차량은 의연히 자리를 지키면서 미세먼지를 내뿜었다.

우리 사회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진 지 이미 오래고, 경찰차량 미세먼지 배출에 대한 문제제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 측은 환경이나 미세먼지는 전혀 자기들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듯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아무런 개선 조치도 강구하지 않는다. 시민의 안전을 존재 목적으로 삼는 경찰이 거꾸로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고 있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제발 시민의 건강과 환경도 좀 고려하는 경찰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시대가 바뀌었고, 이에 따라 경찰의 업무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 사실 지금 과격 시위는 이미 사라져 대부분의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게다가 집회 규모도 대단히 적어져 소규모화됐다. 오히려 집회 현장에서 집회자들보다 경찰이 훨씬 많이 출동하는 모습이 비일비재하다. 경찰은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 구축된 경비 중심, 경비 위주의 방식을 벗어나 진정 시민 친화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

경찰 조직에 대한 시민 통제 필요하다

경찰 조직은 시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시민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활동하는 국가 기구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찰 활동에 의해 시민의 생활은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경찰조직에 대한 시민의 감독은 필수불가결하다. 영국에는 IPCC(Independent Police Complaint Commission), 즉 "독립적 경찰 비리민원조사위원회"가 존재한다.

이 기구는 경찰의 법령 준수 여부를 감찰하고, 위법 부당한 행위가 드러나면 경찰청에 징계를 권고하거나 경찰관의 범죄사실을 직접 수사할 수도 있다. 현재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 논의 중이지만, 경찰이 실질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경찰은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경찰이 먼저 관행적인 구태의연한 관행을 벗어내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흔쾌한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경찰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안전에 있다


엊그제가 용산참사 10주년이었다. 하지만 책임 당사자인 전 경찰 고위간부는 "지금도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강변한다. 또 경찰은 최근 청와대 앞 기습시위를 벌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영장청구서에 "민주노총은 암적 존재"라는 내용을 포함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 측은 해당 표현이 정치인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하지만, 구태여 그 발언을 인용한 것에는 경찰의 시각 혹은 희망이 그대로 투영돼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찰의 존재 목적은 결코 권력이나 권력 기관의 보호만에 있지 않다. 보다 근본적으로 말하면, 경찰이란 시민의 안전과 권리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재난이다. 마침 대통령도 미세먼지 문제를 재난에 준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경찰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시민의 권리와 안전을 위한 경찰을 지향한다면 먼저 미세먼지를 내뿜는 경찰차량 개선 조치로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의 안전권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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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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