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국가를 정했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전날 진행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만남과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도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과 가진 면담을 먼저 언급하며 "어제 북한과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만남이었다. 거의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월 말께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정상회담이 열릴) 한 나라도 선정했지만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주 가량 이어진 북한 관련 침묵을 깨고 직접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함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을 둘러싼 큰 틀의 교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 뒤에도 백악관은 2월 말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것 외에는 극도로 말을 아껴 장소나 의제 조율에 난항을 겪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상회담 장소도 정했다"고 밝힘에 따라 2차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는 발표만 남았을 뿐, 양국 간 내부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통해 '톱다운' 방식의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거듭 "유감스럽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왔지만,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뤄왔다"며 "북한과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은 연락사무소 개소, 일부 제재 완화, 종전선언을 카드로 북한과 세부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담당하는 실무협상에서 밀고 당기기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 앞서 도착한 최 부상과 담판에 돌입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현지에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톡홀름 3자 회동이 오는 22일까지 3박 4일간 한 곳에 머물며 밀도있게 진행되는 방식이어서 2차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생산적 결과물을 도출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47분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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