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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폭락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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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폭락 거듭

OPEC과 러시아간 주도권 다툼

국제유가가 15일 21개월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7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최악의 경우 1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등 국제원유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유가폭락은 세계경제 급락에 따른 수요 격감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로 대표되는 비OPEC기구 간의 헤게모니 다툼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유가급락과 함께 국제원유업계의 헤게모니 변화도 예견되고 있다.
유가하락은 우리나라 등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에게는 득이 될 전망이나,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요국가들의 재정상태가 디폴트(파산)까지 우려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여서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런던 원유시장에서는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93달러나 급락, 16.82달러를 기록함으로써 29개월만에 처음으로 17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9.11테러 직후 유가가 배럴당 31달러까지 올랐던 대목과 비교하면 두달 사이에 유가가 거의 절반가량 급락한 셈이다.

이날 유가하락은 비OPEC국가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최대 석유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러시아가 전날 OPEC의 1백50만배럴 감산 합의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었다.
러시아의 미하일 카샤노프 총리는 OPEC의 결정이 나온 날 14일밤 방문중이던 스페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대규모 감산을 할 생각이 없으며, 그것은 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며 OPEC이 요구한 비OPEC국가들에 대한 50만배럴의 감산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연합(EU)에 대해 지속적으로 석유를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감산결정에 합류하더라도 감산량의 3만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말을 흘렸다. 사실상의 감산결정 불참 선언이다.

러시아의 이같은 불참 방침이 전해지자 당장 세계원유시장에서는 유가가 폭락하기 시작했으며, 쿠웨이트 등 일부 OPEC 회원국들조차 “러시아가 불참하면 우리도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유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쿠웨이트의 아델 알 세베이 석유장관은 “러시아가 감산에 동조하지 않는 한 OPEC의 감산제의를 지지하지 않겠다”며 “이럴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진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불참은 향후 국제원유시장에서의 주도권 장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게 국제원유전문가들의 분석이다.
OPEC국가들의 지난해말 석유시장 점유율은 40%. 그러나 올 들어 세계적 수요감소로 세 차례에 걸쳐 3백50만배럴을 감산한 결과 OPEC의 시장점유율은 34%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틈을 타고 러시아가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높여가고 있으며, 차제에 비OPEC국가들의 수장자리를 차지해 OPEC을 제치고 세계석유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러시아는 특히 요즘 수출호조로 경제상황도 양호한 편이어서, 작금의 저유가 정책을 고수할 경우 만성적 재정적자로 디폴트까지 우려되는 사우디 등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아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OPEC과 러시아간의 ‘가격전쟁’이 작금의 유가하락의 큰 요인중 하나이며, 그 결과에 따라 유가의 향배도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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