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귀포시 모 호텔에서 숨진채 발견된 20대 청년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제주도내 모 공기업 직원 A씨(27)는 지난 11일 오전 6시 30분쯤 서귀포시 법환동 모 호텔에서 떨어져 숨졌다. A씨는 숨지기 직전 가족과 지인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3년 간의 입사 노력 끝에 채용됐음에도 출근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어진 일이서 A씨가 이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유족측이 의문을 제기한 것.
유족들은 출근 후 여러 정황에 비춰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 차례에 걸쳐 주변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고, 직장 내에서도 팀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A씨의 유족 측은 14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A는 올해 1월 2일자로 해당 공기업에 입사해 10일까지 근무를 했다. 3년간의 준비 끝에 원하는 직장에 합격해 다들 너무나 기뻐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입사한 2일부터 5일까지 자체 교육을 받고 바로 현장에서 업무를 했다고 하더라. 그 과정에서 A는 상사가 자신을 심하게 괴롭혀 회사를 다니는게 너무 힘들다고 얘기를 했다. 주변에서는 '일주일 밖에 안됐으니 참고 다녀봐라'고 조언했는데 그게 너무 후회가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A씨가 상사로부터 폭언과 부당 근무지시 등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A씨가 생전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 등에는 상사가 '죽여버리겠다', '때리겠다'고 협박해 모욕감을 느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또 유족들은 A씨의 상사가 밤 12시까지 남아서 일을 시키거나, 단순 연습을 500번 이상 지시하는 등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유족 측은 "장례를 치르기 전 회사에서 찾아와 사과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도 사측과 상사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손찌검을 한 적이 없고, 과중한 업무를 지시한 것도 농담 삼아 한 얘기에 불과하다며 마냥 책임을 회피하기만 했다."며 "또한 이 상사는 회사를 상대로 '자신은 인격적으로 A를 대해줬는데 오히려 A가 자신을 욕하고 나갔다'고 진술했다더라"고 전했다.
해당 공기업 측은 "아직 정확한 내용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한 쪽의 일방적인 얘기를 들어서는 판단할 수 없는 일이라 상대의 말도 들어보려 하고 있다.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유족들을 찾아가 사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소속 직원이기 때문에 도의상 빈소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선 상황 파악을 해야 입장이 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제주의소리>는 여러 경로로 A씨의 상사와 연결을 시도 했지만 A씨의 상사도 이번 일로 정신적 충격을 입어 병원에 입원중인 것으로 알려져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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