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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가 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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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가 젊어진다

50-60대로 대폭 물갈이

지금 중국에서는 "당 최고지도부 연령이 평균 60대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나이제한 법칙’이 불문율로 급속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중국의 세대교체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치열한 경쟁이 예견되는 21세기에도 13억 인민을 보위하기 위해선 지도부부터 젊은 층으로 바꿔 ‘위로부터의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을 행동에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23일 중국 공산당의 중대 인사 문제와 정책을 사전 조율하는 최고 지도부 비공식 모임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려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내년말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를 앞두고 차세대 지도부를 확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 회의는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는 비정기적으로 열리다가 장쩌민(江澤民)이 집권하면서 거의 해마다 열리고 있다.

***"당지도부 평균연령이 60대를 넘어선 안된다"**

내년의 제16차 당 대회는 장쩌민-리펑(李鵬)-주룽지(朱鎔基)로 대표되는 제3세대 지도그룹 시대를 마감하고, '제4세대' 지도 그룹이 등장함을 알리는 자리이다. 때문에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최고 지도부와 정치국 위원, 중앙위원의 자격 등을 반드시 확정해야 했다.

중국 정치의 최대 실세인 장쩌민 파벌은 이번 회의에 앞서 장쩌민의 지위 격상과 최고 지도자들의 연소화를 겨냥했다. 장쩌민은 그동안 덩샤오핑의 지도 간부 임용 원칙인 '혁명화·연소화·전문화·직업화' 중에서 '연소화'를 특히 강조해 왔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연소화(평균 60대)가 합의돼 리펑(李鵬.73)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 주룽지(朱鎔基.73) 총리, 리루이환(李瑞還.67) 전국 정협회 주석 등 대다수 지도자들이 2선으로 퇴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75세인 장쩌민 자신은 덩샤오핑처럼 국가 주석과 당 총서기직에서는 물러나되 군사위원회 주석직은 계속 맡아 제4세대 지도그룹을 도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대신 2003년이후 중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지도부로는 후진타오(湖錦濤.59) 부주석이 확정됐다. 그는 내년말 공산당대회에서 차기 주석으로 선정된 뒤 오는 2003년부터 중국을 이끌어게 된다. 이밖에 현 부총리인 원자바오(溫家寶.59), 정치국 후보위원인 쩡칭홍(曾慶紅.62) 등이 차세대 지도부로 선출됐다.

***"젊은 사영기업가, 벤처기업가들도 당원이 될 수 있다"**

지난 97년 제15차 당대회에서 장주석의 라이벌이던 당시 권력 서열 3위 차오스(喬石·당시 73세로 전인대 상임위원장)를 실각시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의 고령이었다. 그후 ‘젊은 피’ 수혈론이 힘을 얻으며 70세 이상의 원로는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불문율로 자리잡아왔다.

지난 9월26일 막을 내린 중국공산당 제15차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는 “당과 국가의 생존을 위해 부패를 척결하고 청정염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지의 폐막 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현재 중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최대 위험요소인 부패문제를 세대교체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장주석이 지난해 초반에 내놓은 ‘3개 대표’ 이론은 향후 중국 정치에 일대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예컨대 ‘광대한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부분은, 노동자·농민·진보적 지식인·군인을 대표하던 공산당의 ‘계급성’을 탈피하고, 국민대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중정당’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근거하면,그동안 공산당 입당이 불가능했던 사영기업가, 자본가, 벤처기업가들도 기술 개발(선진 생산력)과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국가이익을 증대시킨 것이 입증되면 당원이 될 수 있다. 이들 사영기업가의 공통점은 대다수가 40대 전후세대라는 점이다.

경제대국화를 선도하고 있는 이들 젊은 기업인을 당으로 끌어들여 당의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당지도부를 젊은 층으로 교체함으로써 중국대륙이 계속해 세계의 경제성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 세대교체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젊은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후진타오 등 차세대 중국 지도자들의 등장은 이처럼 지도부가 ‘연소화’를 단행하는 등 '위로부터의 정치개혁’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중국의 이같은 개혁노선은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부익부빈익빈에 대한 대중적.지역적 소외감을 일정 부분 해소시켜 중국의 단합을 견지하는 동시에, 개혁 효과를 단기간에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입으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위로부터의 개혁'을 소홀히 한 결과 대중적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세계는 지금 젊은 리더십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부시, 일본의 고이즈미,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후진타오, 영국의 토니 블레어, 프랑스의 조스팽, 독일의 슈뢰더, 대만의 천수이볜 등이 모두 60세를 넘지 않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3김으로 대표되는 70대가 아직 정치를 지배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개혁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 추세와는 상반된 우리의 정치적 선택이 과연 몇년 뒤 한국사회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아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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