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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기자 파일을 공개하며

한국의 이너 서클

신문기자들은 공개되지 않은 많은 파일들을 가지고 있다. 30년 기자 생활을 한 나도 공개하지 않은 몇 권의 노트를 가지고 있다. 그 노트들은 공적인 취재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기보다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판독하기 위해 사적인 대화를 통해 작성된 것이다.

사실상 공식적인 자료들은 여러 가지 의도된 목적이 많이 깔리게 되고 기자에 의해 가미가 되기 때문에 사실 혹은 진실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제약성이 있다. 또하나, 말하는 쪽은 어차피 자신들이 제공하는 이야기들이 활자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 때문에 깊숙한 내막이나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 구설수에 오르기가 싫은 것이다. 어쩌면 사실과 진실은 그날그날 던져지는 뉴스와는 동떨어진 곳에 있거나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고 매몰되는 것인지 모른다.

컴퓨터라는 도구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시스템이 나와 '열린 사회'가 되었다. 사회가 열렸으니 무슨 대단한 비밀이 아닌 이상 세상이야기는 공개되고 알려지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기자 파일도 뚜껑을 열어 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것은 상당히 흥미 있는 것들도 있고 또 어떤 것들은 세상에 전파된 것과는 다른 이면이 드러나기도 한다. 기실 이 파일의 목적이기도 했지만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이너 서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생각들은 특히 관심의 초점이었다.

장관들의 안방은 어떤가, 권력사회의 일상은 어떠했으며 10,26사건으로 형장의 이슬이 된 한 육군 대령의 눈빛은 무엇을 말했는가, 더 거슬러 올라가 '개발파트너를 소련으로 돌리려 했던' 박정희 군사정권이 비밀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들이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독자적 컨셉을 가지고 출발함에 즈음하여 열심히 내가 살았던 세상사를 전파하게 된 것은 하나의 기회이다. 될 수 있으면 화자들이 말한 것을 그대로 가감 없이 전하려 한다. 물론 말하는 쪽이 진실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녹취파일들이 비공개적인 것이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진실에 많이 접근하고 있다는 게 나름대로의 생각이다. 첫 머리에 공개되는 고 김학렬 부총리의 부인 김옥남씨를 만난 것은 20년 전 겨울이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고인이 죽으면서 "한 1백년 후에나 나를 알아줄까"했다는 말이다. 감상적 연유에서가 아니라 너무도 닫힌 세상에 살아오기는 부총리라고 예외는 아니었다는 생각에서다.


'대기자 취재파일-한국의 이너 서클'이라는 제하의 대형연재를 시작한 손광식(孫光埴.64) 본지 고문은 서울고, 서울상대를 거쳐 지난 60년대 중반 대한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주로 경제부 기자로 활약했던 그는 경향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상무를 역임했으며 그 후 문화일보 상무 겸 편집국장, 사장을 거쳐 지금은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및 본지 고문을 맡고 있다. 기자는 결코 현장을 떠나선 안된다는 신념아래 지금도 한국의 경제 오피니언리더들과 수시로 만나 한국경제의 풍향을 점검하고, 왕성한 집필활동을 통해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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