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이후 터져나온 탄저병 테러의혹이 미국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 외에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체가 주된 공격목표가 될 것으로 판단, 이들 장소를 가능한한 출입하려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에서는 실수로 경고벨이 울리자 쇼핑객들이 서로 먼저 탈출하려고 아수라장을 이루기도 했다.
이같은 대중들의 유통업체 출입 기피는 가뜩이나 꽁꽁 얼어붙은 미국의 소비자심리를 한층 냉각시켜 최대 소비시즌인 연말경기 전망을 벌써부터 암담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소비자심리는 지난 9년간 최저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여기에다가 경기회복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연말경기까지 급락한다면 미국경제가 입게될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한 예로 장난감의 경우 연말시즌 매출액이 연간 매출액의 50%에 달할 정도로 연말경기가 미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차대하다. 이미 월가에서는 시어즈백화점이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주가가 급락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장난감, PC, 화장품, 의류 등 소비재 업체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타격을 입은 곳은 유통업체뿐이 아니다. 레저업계에도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최대 테마파크인 월트 디즈니는 9.11사태후 테러 위험으로 매출액이 37% 격감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었다. 그러나 타격은 이 정도에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주말부터 미국내 두 곳의 월트디즈니 테마파크에 탄저병 테러 가능성이 경고되면서 입장객 숫자가 격감, 4.4분기 매출액은 절반가량이 격감할 것으로 디즈니측은 우려하고 있다.
15일부터 탄저병 테러대상이 미국외 영국, 독일 등 유럽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럽경제도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15일 노키아, 비방디 유니버설, ING 등 유럽의 경기민감주들이 일제히 급락하자 투자자문회사 파이낸셜 스프레드의 한 증권 딜러는 “탄저병균 확산 보도 이후 유럽인들이 겁에 질려 있다”고 전했다.
“민항기 자살테러, 탄저병 테러를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기획한 것이라면 아마 그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만한 세계최고 경제전문가일 것이다.”얼마 전 만난 한 국내 경제전문가의 말이다.
그의 지적은 9.11테러에 뒤이은 탄저병 테러 의혹이 지금 미국경제, 더 나아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가를 압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민항기 테러로 미국의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이미 초토화되다시피 한 데 이어 탄저병 테러 의혹으로 경기 회복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연말 소비자경기마저 가물가물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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