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자, 조 전 코치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 선수의 폭로 후 이틀간 조 전 코치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은 30여 개 이상으로, 그중 지난해 12월 올라온 '조재범 코치를 강력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은 9일 현재 14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조 전 코치를 "심석희 외 다수의 여자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적어도 14년간 폭행해온 쓰레기"라며 "이 정도 기간이면 성폭력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으로 인간의 삶 자체를 파괴시켰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전 코치가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0월에 대해 '재판 조작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가벼운 형벌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조 전 코치의 동료 지도자들도 '공범'이라고 성토했다.
청원인은 "이번 기회에 승부 조작, 뇌물, 폭행, 비리 모조리 털고 가지 않으면 국민은 스포츠 자체를 외면할 것"이라며 조 전 코치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오는 14일 수원지법에서 예정대로 진행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심석희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밝혔다.
정부는 우선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영구제명 조치 대상이 되는 성폭력 범위를 종전보다 확대했다.
또 민간 주도로 비위 근절을 위한 체육단체 전수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선수촌 합숙훈련 개선 등 안전훈련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이런 사건을 예방하지도 못하고 사건 이후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해 선수와 가족,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그간 정부가 마련한 모든 제도와 대책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증명됐다. 그간의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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