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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강한 달러'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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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강한 달러' 무리

폴 볼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역사상 전례없는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초래함으로써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10년간은 강한 달러와 대규모 자본유입의 시대였다. 무역은 크게 확대됐고 덩달아 경상수지 적자도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일본과 유럽은 저성장, 고실업, 과잉설비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있었다.

일본과 유럽과의 불황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경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려왔다. 투자도 활발하고 소비심리도 고조된 상태였다. 그러나 미국의 개인 저축은 거의 없다시피 되었다.

이러한 경제환경에서 무역수지 역조를 언제까지 그대로 계속 놔둘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무역 및 경상수지 적자가 매년 5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GDP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의 저축률은 낮은 데다가 연방재정흑자는 감소하고 있어 미국 경제는 외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동안 우리는 외국으로부터 값싼상품을 수입해 쓰는데 길들여져 있다. 무역규모가 계속 커지고 경상수지 적자도 확대된 것과 이러한 배경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머지 않아 무역수지 역조가 가져올 위험은 명백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일본과 유럽이 다시 성장세를 기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그럴 경우 이들 지역에서 더이상 미국으로 자본이 유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우리는 세계의 신흥 시장이 성장해 미국의 자본을 투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 경제는 전통적인 구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었지만 우리의 전통적 산업기반이 일정한 정도 이상 잠식되어가는 것을 언제까지 내버려둘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역수지를 감소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저축을 늘리고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해야 한다. 강한 달러 정책에서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 '약간 약한 달러' 정책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하이테크 시대의 발전양상이나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금융시장의 심리적 기반이 급격히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활동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언제 어느 강도로 올 것인지 자신있게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역과 금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경제기반의 불안정성은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은 이미 국제적으로 대규모의 채무국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해외자본에 상당기간 의존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자본 수출을 통해 이득을 얻는 것을 중요한 사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를 메꾸고 자본을 수출하기 위해선 우리는 매일 30억달러 가량의 외자를 유치해야 한다. 이러한 규모는 우리가 해마다 유지하거나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통제하기 힘들 정도이다.

혁신을 이끄는 리더십과 생산성 향상과 경영의 효율성을 이끌어내는 능력, 그리고 정치제도의 안정으로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내 판단으로는 그러한 자신감이 우리가 안주할 근거가 되어주지는 못한다. 늘어나는 무역적자는 정말 우려되는 문제다. 국가경제와 세계경제에게 있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불균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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