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87) 전 대통령의 재판이 7일 광주에서 열린다.
전씨는 앞서 건강상의 이유로 기일변경 신청을 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전씨 측은 재차 독감과 고열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독감으로 열이 39도까지 올라 외출이 불가능하다"며 "제가 법정에 출석해 독감 진단서를 제출하고 재판부에 다시 사정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사·행정재판과 달리 형사재판에서는 통상 피고인이 출석해야 공판 개정이 가능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5월 기소된 이후 두차례 공판기일 일정을 미뤘다.
지난해 8월 27일 예정됐던 첫 재판에선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알츠하이머 진단만으로는 불출석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구인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소환장을 보냈다.
법원은 공판기일을 지난해 10월 1일로 연기했으나 전씨 측이 관할이전 신청을 하면서 또다시 재판이 미뤄졌고 7일 오후 2시 30분으로 기일이 잡혔다.
전씨의 형사재판은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열린다.
5·18 단체와 유가족들이 전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은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 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은 원고가 요청한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였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7일 전씨의 출석 여부와 사유를 검토해보고 강제 구인 등 추후 재판 절차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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