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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밀문건 확보"...'사법농단' 혐의 양승태 입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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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밀문건 확보"...'사법농단' 혐의 양승태 입 열까

전직 대법원장, 헌정 사상 최초 피의자로 검찰 출석 D-5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전직 대법원장으로 전락한 가운데, 오는 1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그의 '사법 농단 개입' 혐의를 입증할 중요 문건을 검찰이 이미 확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범기업을 대리한 법무법인 김앤장 측과 긴밀하게 논의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특정 소송과 관계된 판사와 변호인은 만남 자체가 불법이고, 일개 평판사급이 아닌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은 소송을 변호인과 상의했다면,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의혹이다.

양 전 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지연시키고, 일본 전범 기업들에 배상책임이 없다는 쪽으로 기존 대법원판결을 뒤집는 데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11일 검찰에 소환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8일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대학생 시국회의'가 주최한 '적폐판사 47인 탄핵촉구 대학생행진'. ⓒ연합뉴스

검찰 "양승태와 김앤장 세 차례 독대한 결과 언급한 문건 확보"


6일 검찰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단(단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이 김앤장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문건에는 김앤장 측이 소송의 향후 절차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대법원 측과 논의한 결과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김앤장 소속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한상호 변호사,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이 2015~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여러 차례 접촉해 파악한 강제징용 소송 논의 내용과, 한 변호사가 양 전 원장과 2015~2016년 세 차례 이상 독대한 결과까지 언급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문건이 양 전 원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입증을 위한 물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양 전 원장을 독대해 징용 소송 관련 논의를 했다는 한 변호사의 진술 증거만 확보한 상황에서 이 진술을 뒷받침할 비밀문건까지 확보함에 따라, 대법원의 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양 전 원장이 직접 움직인 뚜렷한 정황 증거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임종헌 전 차장은 외교부와 김앤장에 "징용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것"이라는 양 전 원장의 계획을 전달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이미 구속됐다.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임 전 차장과 양 원장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한 혐의로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들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하기에 앞서 박·고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부르는 등 다각도로 보강 조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발표한 후 이 사건을 특수부에 재배당하고 7개월 동안 수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헌정 사상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양 전 원장이 책임 회피성 발언과 묵비권으로 일관할 지 그의 '입'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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