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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규제 역효과?…엉터리 통계로 현실 호도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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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규제 역효과?…엉터리 통계로 현실 호도한 언론

[정책쟁점 일문일답] 대형마트 매출이 늘었다고?

1. 7일 종합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대형마트 규제해도 전통시장 안간다"는 제목을 단 <한국경제> 기사를 비중 있게 배치했습니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가 도입된 지난해에 오히려 대형마트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는 것인데요. 이 보도 내용은 사실인가요?
⇨ 그 기사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한국경제> 기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한표 의원(새누리당)의 자료를 토대로 그 기사를 썼다고 했는데요. 김 의원이 제공한 자료 자체가 엉터리입니다.

2. 김 의원이 <한국경제> 기자에게 어떤 자료를 제공한 겁니까?
⇨ 김 의원이 <한국경제> 기자에게 제공한 자료의 주요 내용은 지난해 전통시장의 매출이 9000억 원 감소한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8조5000억 원 늘었다는 것입니다. 즉 2011년과 2012년 사이 전통시장의 매출은 20조1000억 원에서 21조 원으로 9000억 원 감소한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35조9000억 원에서 44조4000억 원으로 8조5000억 원 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경제>는 이 자료를 근거로 "소비자들은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대형마트 모습 ⓒ프레시안(김윤나영)
3. 그런데 홍 소장은 김 의원이 제공한 자료 자체가 엉터리라고 했는데요.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있나요?

⇨ 김 의원이 제공한 자료는 같은 당 김상훈 의원이 지난 2일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과도 충돌합니다. 김상훈 의원은 2일 보도자료에서 2011년과 2012년 사이 대형마트 매출액이 37조4000억 원에서 38조8000억 원으로 1조 4000억 원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의원은 모두 다 새누리당 소속이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인데요. 김한표 의원은 지난해에 대형마트 매출액이 8조5000억 원 늘었다고 주장한 반면, 김상훈 의원은 1조4000억 원 늘었다고 주장한 겁니다.

4. 두 사람 중 어느 쪽 주장이 진실에 가까운 겁니까?
⇨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액이 8조5000억 원 늘어났다고 주장한 김한표 의원은 자신의 자료 출처로 지난해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발간한 '2012년 유통업체연감'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액이 1조4000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주장한 김상훈 의원은 올해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발간한 '2013년 유통업체연감'을 자신의 자료 출처로 제시했습니다. 또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3년 유통업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액이 5000억 원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자료들에 비추어 볼 때 김한표 의원과 김상훈 의원 중 전자의 주장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김한표 의원과 김상훈 의원의 보도자료 비교 ⓒ홍헌호

5. 김한표 의원 주장이 엉터리이고 김상훈 의원 주장이 진실에 가깝다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가 도입된 지난해에 오히려 대형마트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는 <한국경제> 보도는 명백한 오보군요?
⇨ <한국경제> 보도는 엉터리 통계 자료에 의존한 명백한 오보입니다.

6. 통계청이 발표한 대형마트 매출액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대형마트 매출과 관련된 통계청의 통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1988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발표된 '도소매업 조사'이고, 다른 하나는 2010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다달이 발표된 '도소매업 동향 조사'입니다. 이중 전자에 따르면 백화점 외 대형종합소매점 매출은 2008년 31조8780억 원이었고, 2009년에는 33조1775억 원이었으며, 2011년에는 35조9410억 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통계청은 2012년도 '도소매업 동향 조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 백화점 외 대형종합소매점 매출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2010년 1월부터 다달이 발표된 '도소매업 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38조1813억 원이었고, 2011년에는 42조2513억 원이었으며, 2012년에는 44조3964억 원이었습니다. 즉 연간 증가분을 보면 2011년에 4조 원 정도 늘어났고 2012년에는 2조1500억 원 정도 늘어난 겁니다. 통계청의 이 자료는 2012년 초 대형마트 의무휴일제 도입 이후 대형마트 매출이 오히려 8조 5000억원 늘었다는 김한표 의원 주장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7. 김한표 의원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 김한표 의원 주장은 그 어디에서도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첫째, 그의 주장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3년 유통업체연감' 내용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둘째, 그의 주장은 같은 당, 같은 상임위 소속인 김상훈 의원 주장과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셋째, 그의 주장은 통계청의 통계자료와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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