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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총선 때 해군기지 억대 광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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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총선 때 해군기지 억대 광고…왜?

제주해군기지 홍보 광고 '올인', 총선 우회 지원 전략?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최대 쟁점 이슈였던 제주 해군 기지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가 언론 홍보 예산을 집중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1월 12일 이후 2년여 간 제주 해군 기지 이슈와 관련해 광고비를 단 한푼도 책정하지 않았던 국방부가,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1억4000여만 원의 광고비를 단일 사안에 대해 쏟아부은 것이다. 2012년 한해 국방부 언론 광고비 4억6203억 원 중 무려 30%에 해당하는 액수다. 또 제주 해군 기지 홍보 광고가 나간 40여 일 동안, 해군 기지 이슈 외에 다른 주제의 광고는 단 한 건도 집행되지 않았다.

▲ 해군측이 제주기지 부지 내 구럼비 해안에서 발파를 진행한 가운데 수중에서 발파한 화약이 터지면서 물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

구럼비 발파 직후 전국 단위 일간지에 1억 원 이상 집중 투여

국방부가 민주당 김광진 의원실에 제출한 '2010년~2013년 7월까지 홍보비(언론 기관에 대한 광고비) 집행 내역'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12년 2월 28일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복합형 관광 미항 건설'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제주 지역 3개 언론사에 게제(550만 원)한 것을 시작으로 3월 2일 '제주 민군 복합항 건설' <문화일보> 광고(550만 원), 3월 14일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 관련 '제주도민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 광고(1370만 원) 등, 광고비를 연이어 집중 책정했다.

해군의 구럼비 전격 발파가 있은지 약 일주일 후인 3월 15일, 총선을 26일 앞둔 그 시점에서는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제주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 건설' 광고에 무려 1억65만 원을 썼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전국 일간지 12곳에 광고를 집중 게제한 것이다. 3월 19일~4월 18일까지는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 광고(1550만 원) 등에 예산을 지출했다.

2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총 1억4085만 원을 집중 집행한 것이다. 선거가 4월 11일에 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국방부는 약 1억4000만 원 가량을 40여 일 동안 제주 해군 기지 홍보 광고에 '올인'했다. 특히 제주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 단위 일간지에까지 광고를 게제한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정치적인 입장을 고려하지 않아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해군기지 문제는 '지역 이슈'에 불과한데, 전국적 총선 이슈로 불거진 것을 염두하고 광고비 집행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따라올 수 있는 것이다.

올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국방부는 지난 2월 1일~2월 28일 제주 지역 신문 및 인터넷 신문에만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 미항 홍보'로 3350만 원을 썼다. 그 외에 제주 해군 기지 홍보 광고는 없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에1억 4000여 만원의 광고비를 쏟아 부은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규모다.

▲ 국방부의 제주 해군 기지 언론 홍보비 내역. 단위는 만원. ⓒ김광진 의원실

4.11총선 최대 이슈에 '올인'한 정부 광고…그리고 새누리당의 색깔론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지난해 4.11총선 당시 핵심 쟁점이었다. 총선 패배의 쓴 잔을 마셨던 민주당 안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건드린 것이 안보 보수 층의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였다. '선거 전략 실패'의 주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을 두 달 여 앞둔 2월 16일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 후 재검토 당론'을 채택하기로 결정한다. 이때부터 새누리당은 '안보론'을 앞세워 야당에 공세를 강화했다. 이후 2월 28일부터 국방부는 총선이 끝날때까지 다른 광고들을 모두 배제한 채 제주해군기지 찬성 광고에만 '올인'을 한다.

3월 7일은 특히 중요한 날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야권의 반발을 뒤로 하고 구럼비 해안 발파에 전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구럼비 발파 소식에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표는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제주도로 날아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은 이 사건을 빌미로 '안보 공세'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게 된다.

특히 구럼비 발파 소식이 들린 당일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의원을 비판하며 "최근에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한미FTA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선거 후 민주당 내 선거 전략가들은 "3월 7일을 기점으로 대세가 새누리당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을 내 놓기도 했었다.

제주해군기지는 이명박 정부 내내 이슈가 됐던 문제였다. 국방부의 '광고 집중'과 관련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결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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